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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조선해양 투입자금 눈덩이…올해 3조원 전망>

< STX조선해양 투입자금 눈덩이…올해 3조원 전망>

입력 2013-06-10 00:00
업데이트 2013-06-10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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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은행 “실사결과 바탕으로 순수한 경제논리로 접근해야”

STX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STX조선해양의 정상화 방안에 관심에 쏠린다.

자율협약, 법정관리, 매각 등으로 사분오열된 STX그룹 계열사 중 STX조선에 대한 채권단의 정밀실사 결과가 다음 순번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께 STX조선에 대한 회계법인 실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채권단은 철통 보안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은 대체로 추가 부실이 더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올해에만 STX조선에 3조원을 쏟아부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팬오션 법정관리 감안해 자금 지원”…규모 확대 해석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조선에 대한 KDB산업은행의 정밀실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2개월간 진행한 정밀실사를 이달 안에 결론짓고 채권단과 논의해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정상화 방안을 확정해 실행할 계획이다.

문제는 STX조선에 대한 지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산은이 인수를 포기한 STX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STX조선 등 다른 계열사들의 정상화 과정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STX의 구조조정을 총괄하는 산은 류희경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지난 7일 “STX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가 다른 계열사들 구조조정에 차질이 생긴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그런 것들을 감안해 자금 지원을 해 정상화시킨다면 영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STX조선 등의 구조조정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려고 한 발언이지만, STS팬오션의 법원행이 미칠 파장을 고려해 다른 계열사들에 지원할 자금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됐다.

STX조선은 채권단이 6천억원을 긴급 지원한지 한 달 만에 4천억원의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채권단이 2천500억원과 선수금환급보증(RG) 1천500억원 지원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올 상반기에만 1조원이 STX조선에 투입됐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이대로 ‘퍼주기’를 계속 하다간 올해 상반기에 투입된 자금의 2배 정도가 하반기에 또 들어가야 할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 추산대로라면 올해 STX조선의 ‘연명 치료’에 들어가는 금액이 3조원에 이른다.

국내 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합산이 1조8천억원이다. 채권은행들이 느끼는 부담이 짐작 가능하다.

◇’STX조선 법정관리’ 우려도…”경제논리로 접근해야”

STX조선 채권단은 산은과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한국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외환은행, 신한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8곳이다.

채권단의 관심은 주채권은행인 산은의 정밀실사 결과에 집중돼 있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실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STX그룹 중 조선 분야가 중요한 것은 알지만 배 수주를 어떻게 받느냐는 등의 조건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2천500억원을 지원했다가 실사 결과가 안 좋게 나와 팬오션처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은행들만 손실을 보지 않느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채권은행들이 특히 반발하고 있는 것은 STX조선의 회사채 상환이다. 고위험을 감안하고 높은 이자를 받던 회사채 투자자들을 은행들이 보호해주는 것은 모럴해저드라는 지적이다.

채권단은 이미 2천억원 어치의 STX조선 회사채를 대신 갚아줬으며, 다음 달 회사채 1천억원의 만기가 기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사 결과에 따라 부실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나오면 일부 채권단이 자율협약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성동조선해양의 채권은행이었던 국민은행은 2011년 말 “성동조선해양의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며 신규 지원을 거부하고 채권단에서 이탈하기까지 했다.

채권단 와해로 자율협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STX조선 역시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채권단은 지난 4일 STX조선 지원 방안을 채권단에 발송하면서 채무상환 유예를 이달 말에서 다음 달 말로 1개월 연장했다.

가장 먼저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조선의 정상화 방안이 늦어지면 다른 계열사들에 대한 지원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한 채권은행 부행장은 “요즘 ‘관치 금융’이라는 말도 나오는데, 앞으로 당국이 STX조선에 관해 은행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며 “실사 결과를 근거로 채권단이 순수하게 경제논리로 정상화 방안을 수립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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