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잇단 거품 폭발 경보에 신흥국·금융시장 갈수록 당혹

잇단 거품 폭발 경보에 신흥국·금융시장 갈수록 당혹

입력 2013-06-14 00:00
업데이트 2013-06-14 09:2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인도네시아, 이틀째 ‘깜짝쇼’…기준금리도 전격 인상채권 발행, 투자ㆍ투기 등급 가릴 것 없이 급감골드만삭스 CEO “출구전략 시기 토론하자”…월가 “채권시장 폰지화” 경고

선진국발(發) 거품 폭발 경보가 강도를 높이며 꼬리를 무는 상황에서 신흥국과 국제 금융시장이 당혹하며 흔들리는 모습도 갈수록 완연하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13일(이하 현지시간) 느닷없이 기본 금리를 인상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중앙은행은 전날도 하루짜리 자금 예치 금리를 전격 인상했으나 시장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이런 잇단 ‘깜짝쇼’에 대해 자금 이탈을 막으려고 ‘오죽 다급하면 그랬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는 선진국의 ‘출구 전략’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토론을 제의했다.

그는 “그렇게라도 하면 시장이 놀라는 것을 줄일 수 있을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월가 거물의 이례적 제의는 “중앙은행에 의해 채권시장이 폰지 게임장으로 전락했다”는 경고가 월가의 또 다른 큰 손에 의해 나온 것과 때를 같이했다.

마켓워치에 의하면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스콧 미너드 글로벌 투자책임자(CIO)는 지난 12일 공개된 보고서에서 “주식과 채권시장이 6개월 안에 급전직하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돈 거둬들이기가 “진짜 임박했구나!”하고 투자자들이 실감하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연이틀 깜짝쇼 = 중앙은행은 13일 기준 금리를 6.0%로 0.25%포인트 올린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중앙은행은 전날도 은행간 콜금리를 4.25%로 역시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인도네시아 상황을 상세히 분석하면서 앞서 9명의 실물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단 한 명도 금리 인상을 예상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저널은 인도네시아와는 달리 필리핀, 한국 및 뉴질랜드는 모두 금리를 동결했음을 상기시켰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해 “인플레를 견제하고 세계적인 동요 속에 거시 경제와 금융 시스템을 안정시키기 위한 선제 조치”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에 실패했음도 사실상 실토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현재 보유 외환이 전달보다 20억 달러 줄어 1천52억 달러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한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루피아ㆍ달러 환율이 1만 선을 넘나들자 통화 가치를 끌어올리려고 애써왔다.

그럼에도,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자 경제 위축을 무릅쓰고 금리 인상이란 ‘극약 처방’을 택했다.

△ 신흥국간 사정도 제각각 = FT는 신흥국 간에도 사정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터키와 브라질도 인도네시아처럼 자금 썰물의 충격이 심각해 대응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터키는 자금 이탈에 반정부 시위 지속이란 정치적 불안까지 겹쳐 대책 실행이 더욱 꼬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거대 신흥국으로는 유일하게 금리를 인상한 브라질도 달러에 대한 헤알화 가치가 4년 사이 바닥으로 주저앉자 외국인에 적용해온 금융 거래세를 철회하는 등 정책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반면, 인플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도와 폴란드 등 8개 신흥국의 경우 지난달 금리를 내렸다고 FT는 전했다. 인도와 폴란드는 이번 달에도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임을 FT는 덧붙였다.

동유럽국 사정도 다르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왜냐하면,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제고 효과가 채무 상환 부담 가중에 억눌린다는 것이다.

△ 골드만삭스 CEO “출구전략 시기 토론하자”= 블랭크페인은 13일 워싱턴에서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 주관 회동에 참석해 연준과 시장에 “출구전략 실행 시의 충격을 줄이고자 토론하자”고 제의했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그는 “시장이 워낙 빨리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연준이 의도대로 금리를 천천히 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시장 충격을 가능한 한 줄이려면 (출구전략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블랭크페인은 그러자면 “토론을 통해 출구전략을 최대한 부드럽게 만드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랭크페인의 이례적 제의는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미너드가 “중앙은행의 양적완화로 채권시장이 폰지 게임장으로 전락했다”는 원색적인 경고가 나온 것과 때를 같이했다.

미너드는 “우리는 연준이 언제 출구전략에 들어갈지 모른다”면서 그러나 “늦어질수록 시장 불안은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주식과 채권시장이 6개월 안에 급전직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너드는 “정상적 상황이었다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지금보다 약 150베이시스포인트(1bp=0.01%) 더 높았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10년 물 수익률은 13일 2.199%를 기록했다. 이 수익률은 지난달 초만 해도 1.60%에 불과했다. 수익률 상승은 그만큼 채권 시세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마켓워치는 미너드가 1년 전에도 “채권시장 폰지화”를 경고했음을 상기시켰다.

△ 채권 발행 급감= FT는 채권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차입도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가 인용한 딜로직 집계에 의하면 지난 12일 현재 미국 투자등급 기업의 주간 채권 발행 규모는 32억 달러로 올 들어 평균치인 232억 달러에 비해 많이 감소했다.

FT는 ‘정크본드’ 쪽도 사정이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미국만 그런 것이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딜로직에 의하면 투자와 투기 등급을 합쳐서 이번 주 주요 기업의 채권 발행은 전 세계적으로 55건에 그쳐 올해 주간 평균치인 202건에 크게 못 미쳤다.

FT는 애플, 보다폰 및 페트로브라스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 대기업이 그간 채권 수익률이 기록적으로 떨어진 가운데 대규모로 차입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수익률 상승은 이들이 채무부담 가중이란 또 다른 짐을 져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오는 18~19일 통화정책회의를 하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시장 불안이 그전까지는 걷히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