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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늙는 한국… “일터에 청년 없다”

빠르게 늙는 한국… “일터에 청년 없다”

입력 2013-07-01 00:00
업데이트 2013-07-0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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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중 청년층 비중이 30년 새 반토막이 나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는 인구 고령화와 청년 실업이 겹쳤기 때문이다.

이는 노동 생산성과 경제 활력을 떨어트린다.

◇ 인구 감소·실업으로 줄어드는 청년 취업자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자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첫 번째 원인은 고령화에 따른 청년층 인구의 감소세다.

지난 1980년에 15~29세의 청년층 인구는 1천137만명으로 전체 인구인 3천740만명의 30.4%를 차지했다. 30년뒤인 2010년 에는 전체 인구가 4천799만명으로 28% 늘어난 반면, 청년층은 1천137만명에서 1천3만명으로 11.8% 줄었다.

저출산으로 인해 3명 중 1명꼴(30.4%)이던 청년층이 5명 중 1명꼴(20.9%)로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청년층이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기준으로 보면 전체 취업자는 1983년 1천530만명에서 올해 2천539만명으로 65.9% 늘어났지만 청년층 취업자는 482만명에서 382만명으로 20.7% 줄었다.

같은 기간에 청년층이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5%에서 15.1%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청년 실업의 대표적 원인으로 고용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 ‘미스매칭(mismatching)’을 꼽고 있다.

대학 진학률이 2011년 기준 72.5%로 1991년의 33.2%에서 2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청년층의 고학력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이들이 바라는 양질의 일자리는 충분하지 않다.

이런 가운데 청년층이 몇 안되는 양질의 일자리만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다른 일자리 취업을 기피해 ‘미스 매칭’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임금, 근로조건, 능력개발 기회, 다른 직장으로의 이직 가능성 등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큰 만큼, 청년층이 대기업으로 취업을 기다리며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있다.

최근의 경기 부진은 청년층 고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고용시장 충격은 청년층에 집중된 바 있다.

◇ 일터도 학원도 등진 청년층’한국 경제가 늙어간다’

조세연구원의 홍승현·원종학 연구위원은 최근 ‘경기순환에 따른 고용상황 변화의 중장기적 재정효과’ 보고서에서 한국 청년 실업의 문제점 중 하나로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니트족이란 교육이나 직업 훈련을 받지도, 일을 하지도 않는 청년층이다. 비경제활동인구이므로 실업자로 분류되지도 않는다. ‘취업준비’를 하는 니트족도 있지만 ‘쉬었음’ 상태인 니트족도 상당수다.

일각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니트족이 급증하면서 2010년 기준으로 구직을 아예 포기한 15~34세 니트족이 99만6천명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가장 활동적이고 적극적이어야 할 청년층 수십만명이 특별한 일 없이 놀고 있는 것은 경제 활력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하는 청년’이 줄면 한국 경제도 늙어가게 된다.

청년층이 노동시장에서 점차 줄어들어 노동 인구가 계속 고령화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증가 요인이 된다.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이 통상적으로 늘어나는 구조와 달리 노동 생산성은 30대 후반~40대 초반에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노동시장 특성상 청년층이 초기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면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하거나 장기 미취업 상태로 계속 지내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노동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 청년층은 저소득·빈곤 상태에 놓이게 되며 정부가 부담할 사회적 비용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 “청년 실업 당분간 지속”…정부 총력전

전문가들은 일터에서 청년층 비중이 줄어드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출산율을 높인다고 해도 15년 이후에야 생산가능인구로 편입되므로 고용률을 높이는 정책밖에 없다”면서 “결국 청년층에게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답”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취업 사다리 붕괴’ 현상으로 한번 나쁜 직장에 들어가면 계속 그 곳에서 맴돌고 좋은 직장으로 이동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어 어떻게든 좋은 직장에 들어가려고 취업 준비기간이 길어지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가 어려우면 기업 입장에서는 이미 숙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투자 비용을 아끼는 방법이기 때문에 청년 고용을 점차 줄이게 된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의 성장률도 떨어지는 추세여서 당분간 청년 실업률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반영해 청년 고용시장의 미스매치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노력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중소기업의 구조적 인력 미스매치 해소 방안을 마련해 9월께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일자리의 일정부분을 청년층으로 채우는 ‘청년고용할당제’를 공공기관에서 시작한 뒤 민간 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청년 실업은 이미 시장에 맡겨둘 수 없을 정도로 악화돼 있다”면서 “청년 고용 할당제를 적용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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