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영향…대형마트는 ‘영업규제’ 직격탄
올 상반기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형 유통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이 엇갈렸다. 백화점은 미세하게나마 증가했지만 대형마트는 영업규제 영향까지 겹쳐 고전을 면치 못했다.롯데백화점은 2일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기존점 기준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품군별로는 결혼 관련 상품군 판매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4월이 윤달이어서 결혼이 크게 준 데 따른 기저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이 기간 가전 매출이 동기 대비 25% 뛰었고, 가구(11%), 장신구류(20%) 등도 고신장을 기록했다.
아웃도어 강세도 여전해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상승했고, 스포츠와 패스트패션(SPA) 의류도 각각 11%, 1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남성복 실적은 동기 대비 1% 하락했고, 여성복 신장률도 3%에 그쳐 의류 매출은 저조했다.
현대백화점은 기존점 기준 상반기 평균 매출이 2.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2월에는 겨울옷 판매가 예상치를 밑돌아 동기 대비 2.0% 감소했지만, 2분기 들어 이른 더위로 아웃도어와 가전제품 수요가 증가했다고 백화점측은 설명했다.
실제 상반기 아웃도어 제품 판매는 동기 대비 22.3% 상승했고, 혼수 수요에다 냉방용품 판매까지 크게 늘며 가전·가구 매출도 각각 14.3%, 17.2%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상반기 기존점 기준 3.3%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시 가전(25.2%), 식기(15.0%), 보석·시계(7.1%) 등 혼수 관련 매출이 호조를 보였고, 여성정장(-12.8%), 남성정장(-9.2%), 영캐주얼(-5.4%) 등 의류 실적은 저조했다.
명품의 경우 이 기간 의류 매출이 동기 대비 20.5%나 늘어난 반면, 잡화는 2.8% 증가한 데 그쳐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대형마트 3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된 휴일 의무휴업의 영향으로 일제히 매출 하락을 기록했다.
이마트 매출은 기존점 기준 지난해 상반기보다 6.4% 줄어들었다.
신선식품(-9.2%), 가공식품(-5.4%), 생활용품(-6.3%), 패션·스포츠(-7.6%) 등 어느 하나 예외없이 감소세를 기록했다.
다만 이른 더위로 에어컨 판매가 크게 늘며 상반기 가전 매출은 동기 대비 0.8% 늘었다.
마트측은 지난달 에어컨 판매가 동월 대비 421.9%, 제습기는 542.8% 증가했다며, 더위 특수를 경기 회복으로 분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역시 상반기 매출이 5.7% 감소했다.
신선식품이 동기 대비 9.7%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고, 의류잡화(-5.4%), 가공식품(-5.1%), 생활용품(-4.1%) 등도 평균과 비슷한 수준의 하락세를 보였다.
에어컨 판매가 늘며 가전용품만 -0.2%의 감소에 그쳤다.
홈플러스는 상반기 매출 감소율은 5.9%에 달하고, 설이 있었던 2월과 가격비교 보상제를 시작한 지난달에만 한자릿수 매출 증가를 보였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은 하반기에도 특별한 변동없이 한자릿수 저성장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대형마트는 ‘월2회 의무휴업’이 하반기부터 전국 단위로 시행되는 만큼 매출 하락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