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 7포인트 하락…1년만에 최대폭

상반기 경제성장 호조에도 하반기 제조업 경기에 빙하기가 찾아왔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제조업의 7월 업황BSI가 전월보다 7포인트나 떨어진 72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7월 11포인트(82→71)가 떨어진 이래 1년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아래이면 향후 경기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5월에 80까지 올랐던 제조업 업황BSI는 6월 79로 미끄러지더니 이달에는 지난 2월(71)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성호 한은 기업통계팀 차장은 “하락한 7포인트 중 절반 정도는 계절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연초엔 경기를 괜찮게 보며 경영계획을 세웠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대를 낮추게 된다는 것이다.

이 차장은 “국내외 수요가 애초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아 기업 매출이 줄어든 탓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제조업 매출BSI는 6월 92에서 7월 86으로 6포인트 축소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제조업 분야 대기업의 업황BSI(82→75)가 7포인트 내려갔다. 중소제조업(75→69) 역시 6포인트 하락했고, 수출기업(85→78)은 7포인트, 내수기업(75→69)도 6포인트 내렸다.

비제조업BSI의 업황 BSI는 전월 69에서 이달 67로 소폭 빠졌다. 이는 제조업보다 경기인식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다기보단 “워낙 수준이 낮은 상태였기 때문에 더는 내려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다만, 소비자의 경제심리(CSI)와 BSI를 합성해 만든 종합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떨어진 92로 선방했다. 이는 이달 CSI가 105로 13개월 만에 최고치 수준을 유지한 덕분이다.

이 차장은 “경제성장세와 기업심리의 괴리는, BSI 조사기간이 이달 15~22일이라 기업들이 25일 발표된 기대 이상의 2분기 경제성장률(전기대비 1.1%)을 인지하지 못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2분기 성장률을 발표하며 “반도체·스마트폰 수출이 경기를 주도했는데 이들 제품을 만드는 것은 소수의 수출대기업이라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와 성장률 지표는 괴리감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