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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6·끝>임영록 KB금융 회장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6·끝>임영록 KB금융 회장

입력 2014-02-10 00:00
업데이트 2014-02-1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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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신뢰 확보·체질 개선 주력…한 걸음씩 정진하는 자세 필요”

KB금융에 지난 한 해는 ‘악몽’에 가까웠다. 일본 도쿄지점 비자금 조성 의혹, 100억원대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 우리투자증권 인수 실패 등 악재가 줄을 이었다. 새해 들어서도 국민카드 고객정보 유출, KT ENS 대출 사기 연루 등 악재의 연속이다. 임영록(59) KB금융 회장은 “이 모든 게 기본이 약해져서”라며 “주인의식을 강화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잇단 인수합병(M&A) 실패와 관련해서는 “세상은 넓고 매물은 많다”며 재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인수할 뜻이 없다고 못박았다.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고 직후 은행 지점에 일일이 나가 고객에게 고개를 숙였던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위기일수록 최고경영자(CEO)가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썼다. 잇단 인수합병 실패와 관련해서는 “세상은 넓고 매물은 많다”며 재도전 의지를 밝혔다. 연합뉴스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고 직후 은행 지점에 일일이 나가 고객에게 고개를 숙였던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위기일수록 최고경영자(CEO)가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썼다. 잇단 인수합병 실패와 관련해서는 “세상은 넓고 매물은 많다”며 재도전 의지를 밝혔다.
연합뉴스


→잇단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KB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아프게 생각한다. 올 신년사에서 향상일로(向上一路)를 강조했다.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한 길로 정진하는 자세가 지금 2만여 KB 임직원에게는 가장 필요하다.

→그 정도로는 고객들이 KB의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 것 같다.

-고객 신뢰 회복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최근의 모든 악재도 기본을 지키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순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반짝 처방전을 내놓기보다는 근본적인 기업 풍토와 체질 개선에 힘을 쏟을 작정이다. 무엇보다 주인의식을 되찾아야 한다. 3년마다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면서 조직이 흔들리니까 주인의식이 없다. 주인의식이 확고하면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일(기업들이 어려울 때 자금 지원을 되레 줄이는 행태)도 없다.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비 올 때 우산이 돼주는 ‘시우(時雨)금융’의 기초를 닦을 것이다.

→ING생명보험에 이어 우리투자증권 인수에도 실패했다. ING생명은 이사회의 강한 반대 때문에 무산됐다. 이때 생긴 ‘이사회 트라우마’로 인해 임 회장이 M&A에 소극적이라는 얘기가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우리투자증권은 이사회가 우리(경영진)에게 허락한 가격대 중에 가장 높은 금액을 써냈다. 그러니 졌어도 후회는 없다. 그리고 우리도 우리파이낸셜이라는 알짜 회사를 건지지 않았는가. 또 세상은 넓고 매물은 많다. 현대증권, LIG손해보험 등 매물이 계속 나오고 있지 않나.

→우리은행에는 관심이 없나.

-없다.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KB금융의) 자산이 600조원이 넘는다. 완전히 스모 선수다. 그렇게 해서라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명함을 내밀 수 있다면 한번 시도해 볼만 하지만 600조원이 돼도 아시아에서조차 톱10에 못 든다. 그럴 바엔 뭐하러 그 큰 덩치를 인수하겠나. 지금은 체격을 키울 때가 아니다. 체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은행은 (KB, 신한, 하나 등) 금융지주사에 넘기는 방법으로는 매각이 어려울 것이다.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어떤 방법을 말하는가.

-그거야 신 위원장(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고민할 문제지….

→체력을 키우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간단하다. 원칙과 상식으로 돌아가면 된다. 조직 구성원 모두가 내 돈, 내 회사라는 생각을 갖고 임하면 횡령사고 같은 일은 안 생겼을 것이다.

→KS(경기고-서울대) 중용 등 인사잡음이 들린다.

-나는 서울대 사대 출신이다. 서울대 상대가 주름잡는 기획재정부(행시 20회)에서 차관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누구보다 비주류의 설움을 잘 안다. 학연이나 지연이 아닌, 능력을 봤을 뿐이다.

→지난해 순익이 전년보다 26%(4480억원)나 줄었다.

-신뢰 회복과 더불어 리스크 관리와 생산성 제고를 올해 핵심 목표로 제시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올해는 M&A 등 공격 행보도 해야 하지만 동시에 악재 방어도 철저히 해야 한다. 미국의 돈줄 죄기(테이퍼링)에 따른 금융시장 요동 가능성, 1000조원의 가계대출 등 온통 지뢰밭이다. 리스크 관리능력에서 올해 (금융사의) 희비가 크게 갈릴 것이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4-02-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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