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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블로그] ‘한 지붕 세 노조’ 국민銀 속사정

[여의도 블로그] ‘한 지붕 세 노조’ 국민銀 속사정

입력 2014-02-14 00:00
업데이트 2014-02-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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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KB국민은행에 세 번째 노조가 탄생했습니다. 단일노조가 대부분인 금융권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입니다. 2011년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된 뒤 몇몇 시중은행에서도 노조 추가 설립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좌절됐습니다.

새 노조가 밝힌 설립 취지는 이렇습니다. 윤영대 초대 노조위원장은 “낙하산 인사들이 회장, 행장으로 선임된 이후 초단기 성과 지상주의가 만연해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쿄 지점 부당대출, 국민주택채권 위조, KB국민카드 개인정보 유출까지 잇따른 KB금융의 위기는 결국 주인의식 없는 낙하산 인사 때문이라는 문제의식입니다. 회장과 행장에 대한 퇴진운동을 벌일 뜻도 밝혔습니다.

한 꺼풀을 더 들어가서 보면 국민은행 새 노조 출범 배경에는 국민은행이 내부적으로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기존 노조에 대한 불신이 그중 하나입니다. 새 노조는 금융노조 국민은행지부가 낙하산 인사를 방치한 ‘공범’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황영기·어윤대 전 회장, 임 회장 등이 선임될 때마다 기존 노조가 ‘관치 금융·낙하산 인사 반대’를 외치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지만 결국 기득권에 안주해 적당한 선에서 투쟁을 멈췄다는 것입니다.

인사제도도 한몫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국민은행은 실적 평가 하위 5~10%에 해당하는 지점장급 행원들을 업무추진역으로 배치해 개인별 영업 실적을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실상의 좌천 인사 제도에 회의를 느낀 관리자급 직원 가운데 다수가 새 노조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 노조는 임금피크직원, 기능직원, 부지점장 이상 비조합원 등 은행 내 소외계층을 통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지붕 세 노조’ 체제가 됐지만 규모면에서는 선발과 후발주자 간 격차가 큽니다. 1만 7255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에 비해 2011년 출범한 KB노동조합은 171명, 갓 탄생한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은 300여명 규모입니다. 새 노조의 출범이 침체된 국민은행의 분위기를 쇄신하는 기회가 될지, ‘찻잔 속 태풍’이 될지 안팎의 관심이 큽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4-02-1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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