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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신청한 KT ENS 유동성 위기 넘길까

법정관리 신청한 KT ENS 유동성 위기 넘길까

입력 2014-03-12 00:00
업데이트 2014-03-1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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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ENS가 12일 만기가 도래한 491억원 규모의 기업어음을 상환하지 못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이 회사가 경영상 고비를 넘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 자산과 부채가 모두 동결된다. 이후 한달 내 법원에서 회생절차를 승인하면 법정관리인 주도로 자산 처분과 채무 변제 등의 회생절차를 추진하게 된다.

업계서는 KT ENS의 사업 영역이나 최근의 영업수익 추이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유동성 위기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회사의 2012년 매출액은 5천6억원, 영업이익은 72억원이다. 아직 공시 전이나 지난해도 매출액 5천700억, 영업이익 16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53개 KT 계열사 중 상위권에 속하는 규모다.

엔지니어링 분야 업체여서 영업이익률이 높지는 않으나 이 정도면 상당히 안정적인 수준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회사도 법정관리를 통해 회생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KT ENS 강석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출 사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정상적으로 굴러가는 구조다. 그러니까 루마니아 사업도 17차례나 롤오버(만기 연장)가 가능했던 것”이라며 “사업 정상화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법정관리의 직접적 원인이 된 루마니아 태양광 사업도 2~3년 뒤면 수익 발생이 예상돼 포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KT ENS는 특히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 회사는 국내외에서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을 수주하며 에너지 분야에서 매출이 성장하는 추세였다.

전체 매출에서 절반 비중을 차지하는 유무선 통신망 구축사업이 안정적이라는 점도 위기 극복을 점치는 이유다. KT의 주력 사업은 유무선 통신망 구축과 관련해 진단, 컨설팅, 설계, 장비 공급 및 운용,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네트워크’다. KT ENS의 지분 100% 보유한 KT가 주 매출원이어서 앞으로도 안정적인 매출이 예상된다.

그러나 KT ENS의 회생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대출 사기사건 이후 금융권에서 KT ENS에 대한 투자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KT ENS도 “지난달 20일 453억원의 CP를 자체 자금으로 상환한 뒤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했으나 여의치 않아 기업회생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대출 사기 사건의 책임 문제를 두고 공방 중인 시중 은행들은 KT ENS가 대출사기로 인한 피해액을 물어내지 않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며 소송 등을 통해 피해액을 회수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KT ENS는 적극적인 자구 노력을 통해 기업회생절차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임직원 구조조정 등을 포함한 집중적인 회생 노력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해외사업 등을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강 대표는 “구조조정을 필요로 하는 유후 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자구 노력으로 가져가야 하는 부분이 아주 없다고도 할 수 없다”며 “적극적인 자구 노력을 통해 협력사와 투자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에는 금융권이 강력히 반발하며 소송 등을 통해 피해액을 회수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은행들은 KT ENS가 은행에 돈을 물어내지 않기 위해 ‘꼬리자르기’ 식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일반 투자자도 2천여명 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들이 반발하고 나설 개연성이 높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KT가 100%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인 KT ENS의 자금지원 요청을 거절한데 대해서는 황창규 KT 회장의 판단도 크게 작용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T ENS는 애초 통신망 구축이 주요 사업이었으나 전임 이석채 회장때 ‘탈통신전략’이 강조되면서 태양광발전소 구축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으로 분야를 확장했다.

이에 따라 자회사 대출사기, 홈페이지 해킹으로 인한 고객정보 유출, 영업정지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는 와중에서도 KT ENS의 자금지원을 거부한데는 이번 기회에 과거의 악재는 모두 털고가려는 포석이 담긴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자금지원을 할 경우 계열사 부당지원 및 배임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황회장은 이미 지난 7일 고객정보 유출과 관련해 사과를 하면서 내부적으로 과거의 악습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밝힌바 있다. 이어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에게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강도 높은 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황회장이 취임초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파고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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