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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올린 권오준號’위기의 포스코’ 재건할까

닻올린 권오준號’위기의 포스코’ 재건할까

입력 2014-03-14 00:00
업데이트 2014-03-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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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살빼기 ‘대대적 사업구조조정’ 예고… 철강·첨단소재·클린에너지 집중

14일 새 선장을 맞은 포스코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권오준 신임 회장이 제시한 비전은 ‘POSCO the Great(위대한 포스코를 창조하자)’이다. 창업이념인 제철보국(철강재를 만들어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한다)의 정신을 되살리자는 것이다. 권 회장은 이를 국가 경제발전 기여, 국민의 사랑, 세계인의 존경 등 세 가지로 요약했다.

권 회장은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혁신 포스코 1.0’을 기치로 내걸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전 임직원이 단결해 모든 사업에서 세계 일등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이는 재계 6위(공기업 제외 자산규모 기준)의 몸집을 갖고 있지만 수익성은 그에 걸맞지 않게 악화된 포스코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특히 철강경기 부진의 장기화에 따른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

◇ 경쟁력 낮은 사업 ‘칼질’…전임 회장 ‘유산’ 청산

권 회장은 ▲ 철강사업 본원 경쟁력 강화 ▲ 선택과 집중을 통한 미래 신성장동력 육성 ▲ 사업구조 효율화와 재무구조 개선 ▲ 경영인프라 쇄신을 4대 혁신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출신으로 ‘기술통’인 권 회장은 기술과 마케팅의 융합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고객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철강솔루션센터를 만들고 해양 에너지 강재, 고기능 후판 등 전략제품의 판매를 늘려 세계적 철강사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고 밝혔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대폭 손실한다. 권 회장은 “그동안 소재,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을 추진해왔지만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중단, 매각, 통합 등 과감하고 신속한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가 위기에 빠진 원인 중의 하나를 전임 회장의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로 지목하고 그 ‘유산’을 청산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본사의 경쟁력이 낮은 사업, 46개의 계열사 가운데 사업성이 떨어지는 비주력 회사의 대대적인 정리가 예상된다.

정준양 전 회장의 임기 때인 2011년에는 계열사가 70개까지 늘어났다. 세계적인 철강공급 과잉, 수요 침체까지 겹치면서 포스코의 빚은 지난 5년간 20조원가량 불어났다. 영업이익률은 2008년 17.2%에서 2013년 4.8%로 곤두박질 쳤다.

이에 따라 권 회장은 양적 성장을 위한 신규 투자는 중단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하공정 투자에 집중한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미래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리튬, 니켈 등 원천소재 개발과 연료전지, 청정 석탄화학 등 친환경 클린에너지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계획이다. 전기차 부품소재, 강판 등의 개발에도 나선다.

여기에 필요한 자금은 상장 요건을 갖춘 계열사들을 적절한 시기에 증시에 상장하거나 보유지분을 팔아 최대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조직·인적쇄신, 그룹 지배력 강화…단기 성과는 불투명

이를 위해 권 회장은 조직 운영의 밑그림부터 다시 짰다. 기존 기획·재무, 기술 등 6개 사업부문을 철강사업, 철강생산, 재무투자, 경영인프라 등 4개 본부제로 재편했다. 핵심 기능에 조직 역량을 모으겠다는 뜻이다.

포스코가 종전 사업부문별 대표이사 체제를 허물고 실무형으로 꾸린 것도 그 일환이다. 권 회장은 자신을 제외한 4명의 사내이사 가운데 3명을 교체하고 이들을 본부장에 임명했다. 기획, 구매 등 지원업무를 맡는 경영 임원을 31명에서 14명으로 줄이고 임원 승진 인사에서 기술과 마케팅부문을 우대했다.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켐텍 등 주요 5개 상장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도 물갈이했다. 특히 ‘정책 사령탑’인 가치경영실을 본사에 신설했다. 권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해 사업 구조 개편과 재무구조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권 회장은 기업가치 제고 방안으로 성과 중심의 평가시스템을 내놨다. 그 중 하나가 전문임원 제도의 도입이다. 권 회장은 연구원 시절 프로젝트별로 연구원들이 뭉쳤다가 흩어지는 경험을 살려 이 제도를 만들었다.

연구, 기술,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19명을 처음 선임했다. ‘1인 별동대’로 불리는 이들의 임기는 1년이다. 별도의 소속이나 휘하 부서 없이 자신의 전문성과 경험을 살려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필요하면 관련 부서의 지원을 받아 추진해야 한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옷을 벗어야 한다. 관료적인 조직문화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인사 실험’으로 포스코 안팎에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혁신정책’의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철강경기가 부진의 늪에 빠져 있고 기술 혁신과 신소재 개발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권 회장 스스로도 “또다른 50년을 준비하는 비상 계획”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포스코의 난제를 풀려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전임 회장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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