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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도는 경유, 정유업계 실적 악화의 ‘주범’

남아도는 경유, 정유업계 실적 악화의 ‘주범’

입력 2014-08-11 00:00
업데이트 2014-08-1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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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가 생산 못 따라가고 수출길도 막혀

남아도는 경유(디젤)가 정유업계의 실적 악화를 부채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의 경유 생산량은 1억5천209만9천 배럴로 작년 동기(1억4천663만5천 배럴)보다 3.7% 증가했다. 작년 하반기(1억5천114만4천 배럴)와 비교해도 0.6% 늘었다.

이에 비해 상반기 경유 소비량은 7천42만3천 배럴로 생산량의 46.3%에 불과했다.

디젤 수입차의 인기를 등에 업고 경유 수요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경유 소비량은 2012년 1억3천672만4천 배럴에서 2013년 1억4천302만 배럴로 4.6%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 동기간보다 1.2% 늘었다.

그러나 수요 증가에도 여전히 생산량의 절반도 소화하지 못한 것이다.

남아도는 경유가 갈 곳은 해외 시장이지만, 수출 시황마저 악화돼 마진은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정유업계는 상반기 생산량의 55.7%에 달하는 8천475만1천 배럴, 103억3천415만3천 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작년 상반기보다 수출 물량은 0.5%, 금액은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 국제석유시장에 경유 재고가 넘쳐나 1분기 배럴당 평균 17달러였던 경유 정제마진이 지금은 약 12달러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유독 경유 재고가 쌓인 것은, 업계의 고도화설비 투자로 경유 생산이 급증한 반면 중국·인도·인도네시아 등 주요 소비국에서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영국 석유업체 BP의 지역별 석유제품 정제능력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정제설비 증설을 통해 중동은 2018년까지 지금보다 하루 223만5천 배럴, 중국은 130만 배럴, 인도는 30만 배럴을 추가 정제할 전망이다.

이들의 예상 증설량 합계는 일일 383만5천 배럴로 국내의 일일 정제능력 288만7천 배럴의 약 1.3배에 달한다.

중국은 작년부터 내수 수요를 충당하고 남는 경유를 수출하기 시작했고, 미국도 셰일에너지 개발에 착수한 이후 쏟아져나오는 경유를 유럽으로 보내 우리 업계는 작년 4분기부터 유럽 수출길이 막히다시피 했다.

여기에 동남아시아의 큰 시장인 인도·인도네시아도 정부가 유조보조금을 15∼20% 축소함에 따라 인도는 작년보다 수요가 1%, 인도네시아는 5% 감소했다.

올해 1분기까지 실적을 지탱하던 계절적 수요마저 4월부터 사라졌고, 경유마진 하락세가 가속화해 이익이 급락하자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2분기 각각 503억원과 54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어닝쇼크’에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경유 사태가 다른 석유제품군으로 확산할까 봐 걱정인데 정부는 알뜰주유소로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고, 석유 현물 전자상거래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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