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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아달라고 맡긴 복숭아 썩혀서 돌려주다니…”

“잘 팔아달라고 맡긴 복숭아 썩혀서 돌려주다니…”

입력 2014-10-01 00:00
업데이트 2014-10-0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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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유통센터 납품 복숭아 오래 보관하다 “상품성 떨어진다” 반품

충북 음성군 음성읍 초천리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남모(58)씨는 농장 한쪽에 쌓아 놓은 썩은 복숭아를 보면 속이 검게 타들어 간다.

연방 담배를 피워 물었지만,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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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복숭아 바라보는 농민
썩은 복숭아 바라보는 농민 충북 음성군 음성읍 초천리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남모(58)씨가 1일 썩은 복숭아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남씨는 지난달 19일 공동출하를 위해 음성농협이 운영하는 농산물 유통센터에 복숭아를 납품했다. 그러나 출하하지 못한 일부 복숭아는 먹기도 어려울 정도로 상한 상태로 되돌려받았다.
연합뉴스
그는 지난달 19일 공동출하를 위해 음성농협이 운영하는 농산물 유통센터에 219개 상자(6㎏ 기준)의 복숭아를 납품했다.

그런데 열흘 뒤 유통센터로부터 46개 상자의 복숭아는 상품성이 떨어져 출하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유통센터에서 되돌려받은 복숭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상당수 복숭아가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상해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봄부터 정성스럽게 키운 멀쩡한 복숭아를 수확해 농협에 출하를 맡겼다”며 “믿었던 농협이 어떻게 관리했기에 복숭아가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복숭아가 저장성이 짧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데, 유통센터가 열흘이나 저장해 품질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등 대도시나 대형 유통업체에 출하하기 어렵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면 서둘러 돌려줘야 다른 판로를 알아볼텐데 먹을 수도 없을 정도로 상한 상태가 되도록 놔두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품된 복숭아 가격만 해도 1백만원이 넘는다는 것이 남씨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문제가 이번뿐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올 여름부터 2천여 상자를 납품해 100여 상자를 반품받았다. 다른 농민들도 이런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겉으로 내놓고 말하지 못할 뿐”이라며 “유통센터의 출하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농협 측은 자신들의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유통센터의 한 관계자는 “농산물은 많은 변수가 있는 만큼 일부 품질이 떨어지는 복숭아를 출하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며 “농민들에게 높은 가격을 받아주기 위해 대도시 소비처나 대형 유통업체의 주문 물량에 따라 출하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 저장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해명했다.

또 “농민들이 납품할 당시 일부 상처가 있거나 병해충 피해를 본 복숭아는 며칠만 지나도 품질이 떨어진다”며 “남씨의 복숭아도 이런 경우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유통센터의 설명에도 남씨는 “농민들이 농협을 믿지 못하면 어떻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겠느냐”며 “얼마 남지 않은 복숭아를 수확할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며 한숨을 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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