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등세…한국 경제 영향은

원·달러 환율 급등세…한국 경제 영향은

입력 2014-10-06 00:00
업데이트 2014-10-0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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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달러화 강세 기조가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권 통화가 달러화에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도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당분간은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80원대도 충분히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더 큰 폭으로 내리면서 원·엔 환율은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100엔당 970원대 중반으로 레벨을 높이고 있다.

새 경제팀 출범 이전까지 원화만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보여왔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환율 상승은 수출업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美 지표호조에 금리 조기인상 기대 강화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3.5원 급등한 달러당 1,074.9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의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4만8천개 증가하고 실업률은 5.9%를 나타내는 등 경제지표들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조를 보인 것이 환율 급등의 주요 요인이다.

최근 국제외환시장의 달러화 강세는 선진국 중앙은행 간의 통화정책 차이가 근본 배경을 이루고 있다.

미국은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방했던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고 적절한 금리인상 시기를 재고 있다.

미국이 지난 4일 발표한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의 개선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이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척도 중 하나이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 여파로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9.4원 급등해 1,050원대에 안착한 원·달러 환율은 2거래일 만에 1,060원대를 돌파했고, 미처 숨 고르기를 마치기도 전인 6일 1,070원대로 올라선 셈이다.

달러화 강세가 다시 심화함에 따라 엔·달러 환율도 다시 109엔대 후반으로 상승하고, 유로-달러 환율도 1.25달러대 초반으로 내려갔다.

지난주 개천절 연휴 기간을 고려하더라도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대폭 확대됐다.

◇달러화 강세 지속…”원·달러 1,080원 가능”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가 당분간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추세로는 달러당 1,080원선 돌파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네고(수출업체 달러화 매도) 물량과 추가 달러 강세 요인 부재 등으로 그 이상 레벨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 흐름이 예상보다 강력하다”며 “시장이 미국과 유럽·일본의 통화정책 차별화를 이미 선반영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이번달 1,080원대까지 오르고서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이달 원·달러 환율을 목표치를 1,084.7원으로 제시했다.

정 팀장은 “지금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계속해서 시장이 이를 선반영하는 상황”이라며 “연준이 실제로 언제 금리를 올리겠다고 발표하기 전 까지 달러화는 계속해서 강세를 띨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7~8월까지는 달러 강세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원·달러가 많이 안 올랐다”며 “이제는 금리 인하 기대로 원화도 약세 흐름을 타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10월에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거기서 원·달러 상승 흐름이 끝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앞으로도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며 “엔화 약세가 급격해서 그걸 따라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 속도와 관련해서는 “원화만 겪고 있는 현상은 아니며 모든 통화가 함께 겪고 있는 현상”이라며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급변동은 글로벌 요인…수출 영향 제한적”

일본의 추가 통화완화 기대감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9엔대 후반으로 다시 상승해 엔저에 따른 수출업체 타격이 다시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원화가치 하락이 엔화가치보다 더 크면서 원·엔 환율은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반등한 모습이다.

지난달 말 100엔당 950원대까지 원·엔 재정환율은 이달 초 들어 970원대 중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엔·달러 환율은 109원대에서 조정받고 있지만 원화는 금리인하 기대감 등이 반영돼 뒤늦게 엔화 대비 절하 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인하 속도가 빠르지 않은 셈이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실물경제에 반영되는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환율 상승으로 수출은 오히려 경쟁력 회복 가능성 있어 판매가격 측면에선 긍정적”이라며 “다만 한국경제 불안감이나 대외 위험 등이 부각돼서 올라가는 상황이 아니라 글로벌 요인으로 다른 통화도 움직이다 보니 수출 변동은 기대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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