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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비의 귀신’ 물리쳐야…금연 성공자들의 노하우

‘한 개비의 귀신’ 물리쳐야…금연 성공자들의 노하우

입력 2015-01-06 08:27
업데이트 2015-01-0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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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의 ‘금연길라잡이’ 게시판에 다양한 경험담 올라

“오늘 열심히 등산하고 집에 와서 저녁식사 후 쉬려고 하는데 ‘한귀’(’한 개비만 피우라’고 유혹하는 귀신)가 찾아왔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놈 때문에 당황스럽습니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닉네임 옆에 금연 27일째라는 표시를 달고 있는 글쓴이의 질문에 ‘금연 선후배’들의 조언과 격려가 이어진다.

”한 달을 무사히 넘겨보세요. 갈수록 좋아집니다”, “4,500원×31일=139,500원, 139,500원×12개월=1,674,000원, 1,674,000×20년=33,480,000원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아무리 괴롭혀도 타협 안 한다’고 오기를 부려보세요”…….

국립암센터가 운영하는 사이트 금연길라잡이(http://www.nosmokeguide.or.kr/) 속 ‘공감마당’ 게시판에는 금연 시도자들의 글이 하루에도 20∼30건씩 올라온다.

막 금연을 시작한 금연 1일차 새내기부터, 금연 3천 일을 넘겨 닉네임 옆에 ‘황제왕관’ 아이콘을 단 사람들까지 금연자들의 다양한 고민과 조언이 공유된다.

여러 금연자들의 추천을 끌어낸 금연 성공자들의 글을 통해 ‘금연 성공 노하우’를 알아본다.

◇ “D데이를 정하지 말라”

1월 1일을 기해 담뱃값을 인상한 올해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신년에는 늘 금연 시도자가 늘어난다. 이왕이면 새해부터, 새달부터, 월요일부터 금연을 시작하겠다고 결심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여러 전문가들도 D데이를 정해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바람직한 금연의 시작이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그러나 금연 148일차의 닉네임 ‘잉어지짐’은 “특정일을 못박아두기보다는 그날의 컨디션이 최고조일 때 시도하시는게 좋다”고 말한다.

특정일을 염두에 두고 금연할 경우 D데이까지는 더 많이 흡연하게 되고, 금연 당일의 금단 고통도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D데이를 정해 금연을 시작한 경우에는 실패했을 때 당장 금연을 재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D데이를 정하는 게 보통이다. 연초에 금연을 시도했다 실패하면 설을 기해 다시 시작하는 식이다.

D데이에 구애 받지 않고, ‘지금 당장’ 혹은 컨디션이 좋을 때 시작하면 금연에 대한 압박감도 덜 수 있고, 재시도도 쉬워질 수 있다고 한다.

◇ “금단현상을 즐겨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오래 흡연을 하던 사람이 담배를 끊게 되면 여러 금단현상을 겪기 마련이다. 대체로 일시적이지만 금연 지속의 큰 걸림돌이 된다.

한 금연자는 잠시 겪는 지독한 금단현상이 금연 성공률을 높인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금단현상을 즐기라고 조언한다.

금연 1년을 넘긴 닉네임 ‘풍운3’은 “금단현상이 심하고 기간이 긴 사람일수록 금연 성공률이 높다”며 “나도 지독한 금단현상이 잔상으로 남아 재흡연하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금단증상이 심하다면 금연보조제의 도움을 받는 것도 피하지 말아야 한다.

금연 4천일을 훌쩍 넘긴 닉네임 ‘min’은 “심각한 중독자는 금연보조제 없이는 금연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끊임없이 실패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로는 감당 못할 ‘담배와의 종속관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금연보조제나 약물의 도움을 받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 “의지 박약을 무기로 삼아라”

오르는 담뱃값과 좁아지는 흡연 공간에도 쉽게 금연을 결심하지 못하는 사람 중에는 자신의 의지 부족을 핑계로 삼는 경우도 있다. 어차피 성공하지 못할 테니 시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닉네임 ‘min’은 그러나 “부족한 신념과 나약한 정신력이 금연에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실패할지 모른다는 공포와 두려움으로 노심초사하며 잠시도 경계를 흩뜨리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성공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반대로 자신의 의지력을 과신하는 사람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다시 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금연을 거듭 중단하기 쉽다.

◇ “’한귀’를 물리칠 나만의 방법을 찾아라”

금연 시도자들이 입 모아 말하는 가장 힘든 순간은 한 개비의 귀신,’한귀’가 찾아오는 순간이다. ‘한 개비쯤이야’라며 한귀의 유혹에 넘어가는 순간 그간의 금연 노력은 수포가 되기 쉽다.

금연 1천 일을 바라보는 닉네임 ‘김민우’는 “순간을 버티는 자신만의 방법을 만드는 것”이 금연 성공의 열쇠라고 조언한다.

물 많이 마시기, 사탕 먹기, 운동하기 등 방법은 다양하다.

금연 300일을 넘긴 닉네임 ‘주인장’은 “피고 싶은 시기가 오면 시원한 물을 마시거나 심호흡을 하거나 산책을 하거나 그것마저 힘들면 가만히 앉아 있으라”며 “한번을 참으면 두 번째는 편하고 그 다음은 더 편하다”고 말했다.

◇ “금연은 매일 매일 하는 것”

”담배는 끊는 것이 아니라 참는 것”이라는 말처럼 이 게시판에 담배 한 가치 피우지 않고 수 년이 지난 사람들도 들어와 여전히 금연일기를 쓰기도 한다.

금연이 평생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금연 시도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한다.

15년을 흡연하다 금연 1천800일을 넘긴 닉네임 ‘백^^*’은 “담배는 몇 년을 끊는 것이 아니라 하루 하루를 끊는 것”이라고 말한다.

식사나 세수를 매일 매일 하는 것처럼 금연도 하루 하루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계속 해야한다는 것이다.

닉네임 ‘min’도 “금연은 1달, 1년, 10년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단 하루만 참고 견디면 이뤄지는 것”이라며 “어제 했던 ‘그 하루’를 오늘 한 번 더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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