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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락, 국내 증시에 오로지 ‘나쁜 소식’일까

유가 급락, 국내 증시에 오로지 ‘나쁜 소식’일까

입력 2015-01-06 10:38
업데이트 2015-01-0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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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유가 급락세가 재개되면서 국내 증시도 불안감에 떨고 있다.

간밤의 국제 유가 급락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6일 코스피는 주요 선진국 증시에 이어 하락세로 출발해 1,900선 아래를 맴돌고 있다.

원유 수입국인 우리나라 경제에 유가 하락은 통상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수출 기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증시에서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측면에서 역시 긍정적으로 반영되는 것이 이론적으로 맞다.

지난해 4분기 유가가 폭락했던 만큼 조만간 시작될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시즌에서 개선을 기대할 수도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유가 하락으로 순상품교역조건 개선을 기대할 수 있고 이는 이익률 개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분석 결과 순상품교역조건 지수가 1 상승하면 코스피 영업이익률은 0.2%포인트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유가 하락은 당장 증시에 ‘나쁜 소식’으로 반영되고 있다.

유가 하락이 증시에는 악재인 경기 하락 전망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 하락이 수급 불균형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것인 만큼 당분간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유는 특이한 자산”이라며 “원유 가격이 비용인 동시에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내포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유가 하락이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조정이라면 공급 과잉을 낳은 과잉 투자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대외 악재인 그리스 리스크에 더해 유가 하락이 러시아와 다른 산유국들의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억누르는 요인이다.

이날 오전 10시 1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천400억원, 400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악화된 투자심리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에 따른 막연한 공포에 빠지기보다 우리 경제의 특성과 업종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은 시장의 명암을 뚜렷하게 나누는 경향이 있다”며 “원자재를 수입하는 선진국이 신흥국보다 유리하고 신흥국 안에서도 공산품 수출국이 원자재 수출국보다 우월한 위치를 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산업에서는 소비재 영역이 에너지나 산업재, 소재보다 국제유가 하락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의 생산, 소비, 수출 등에서 유가 하락의 영향은 하락 이후 6개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면서 올해 2분기 긍정적인 효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점쳤다.

이에 따라 항공·운송 업종의 경우 유가 하락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의 업종 등은 원가 절감과 선진국 가계소비 증가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박정우 연구원은 “올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 중반에서 안정된다면 OECD 국가의 가계소비에서 원유 소비의 비중은 4∼5%에서 3%로 하락하게 되고 산술적으로 OECD 국가의 소비는 0.5∼0.7%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소비재 수출 주력품목인 IT와 자동차에 대해 올해는 다소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반면 정유, 조선, 건설 업종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조선업체들의 수주 상당 부분을 해양플랜트가 차지하는데 유가가 급락하면 해양 프로젝트 투자가 어려워진다”며 “원유 가격이 천연액화가스(LNG)에도 영향을 미쳐 가스 프로젝트도 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수요 감소로 떨어지는 것이라면 석유·화학 업종에는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공급 과잉이나 투기 매물에 따른 하락이라면 유가 하락이 진정된 이후도 고려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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