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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올해 내내 전국서 ‘면세점 쟁탈전’

유통업계, 올해 내내 전국서 ‘면세점 쟁탈전’

입력 2015-01-14 07:50
업데이트 2015-01-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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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천공항·서울 입찰 이어져…현대산업개발도 진출 선언

기존 대표 유통채널인 백화점·대형마트 등이 성장 한계를 드러내자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돈 되는’ 면세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년 내내 제주, 인천공항,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유통 공룡들끼리 치열한 면세점 쟁탈전을 펼칠 전망이다.

◇ 면세점 시장 두자릿수 성장…유통업계 ‘돌파구’

유통업체들이 면세점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침체된 유통업계로서는 현재 면세점이 거의 유일하게 안정적 성장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14일 유통업계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모두 7조5천억원으로, 2013년(6조8천억원)보다 10.3%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점 시장은 ▲ 2010년 4조5천억원 ▲ 2011년 5조3천억원 ▲ 2012년 6조3천억원 ▲ 2013년 6조8천억원 ▲ 2014년 7조5천억원 등으로 최근 해마다 두자릿수 안팎의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신규 출점 효과를 배제하면 백화점과 마트의 매출 증가율이 2~3%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 충분히 ‘매력적’인 셈이다.

◇ 제주 면세점…롯데 “신라 독점 안돼” vs 신라 “지역균형 고려해야”

올해 초 면세점 격전의 첫 승패가 가려질 장소는 제주도와 인천공항이다.

현재 제주시와 서귀포에는 1개씩, 각각 호텔신라와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두 개의 면세점이 있다. 하지만 오는 3월 21일자로 서귀포 롯데면세점의 면세점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관세청은 작년 9월말 신규 특허 관련 절차에 들어갔다.

같은 해 12월말까지 사업계획서 등을 접수한 결과, 호텔신라와 롯데면세점, 그리고 부영건설 세 곳이 신청을 마쳤다.

현재 제주시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라는 서귀포 면세점 구상을, 반대로 롯데면세점은 현재 신라가 독점한 제주시에 면세점을 연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부영건설도 서귀포 중문단지 숙박시설 등과의 시너지를 앞세워 서귀포 면세점에 도전했다.

신청 마감 후 60일 안에 심사가 끝나야 하기 때문에, 결과는 다음 달 안에 나올 예정이다. 후보업체들은 저마다 자신의 강점과 상대방의 약점을 강조하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는 13일 직접 제주로 내려가 새로 제주도내 면세점 특허를 받을 경우, 국내 최대 규모의 중소기업 전문 면세점 매장을 운영하고 제주 현지 법인도 설립, 면세점 수익을 제주 지역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롯데면세점측은 “만약 신라가 서귀포 면세점 특허까지 딸 경우, 제주도에서 신라가 2곳(제주·서귀포)을 독점하게 된다”는 논리로 신라를 견제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면세점의 ‘제주 현지 법인 설립’과 관련해서는 논란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신청을 이미 호텔롯데 법인 이름으로 했는데, 차후 운영은 현지 다른 법인이 맡는다면 관세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측은 “관세청으로부터 특허 획득 후 30일안에 사업주체 법인을 바꿀 수 있다는 해석을 들었다”며 법률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호텔신라의 경우 “심사 기준 가운데 중요한 항목이 바로 제주도내 지역 균형 발전”이라며 “이 측면에서 제주시에만 2개의 면세점이 존재하는 것은 불합리한 만큼 서귀포 면세점을 신청한 신라와 부영 중 한 곳으로 낙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인천공항 새 주인도 다음달 결판

’세계 최대 매출’을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새 주인도 다음 달 안에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달 1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제3기 면세사업권 입찰설명회’에는 현 입점 업체인 롯데·신라는 물론 신규 입점을 노리는 신세계·한화 등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빠짐없이 참석했다.

이뿐 아니라 세계 면세업계 1위 DFS그룹과 2위 듀프리(Dufry) 관계자도 현장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공식적으로 입찰 경쟁에 뛰어들 업체는 이달 19일 입찰참가 신청서, 20일 사업제안서를 내야 한다. 서류 심사를 통과한 업체는 내년 2월초께 면세점 운영 역량·계획 등을 소개할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얻는다. 최종 낙찰자는 각 업체가 써낸 임대료 액수(40%)와 사업내용 평가(60%)를 기준으로 선정된다.

롯데와 신라는 재입점을 자신하면서도, 이번 입찰 결과 면세영업장 운영 업체 수가 늘어나면 수익성이 한계에 이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매출(2조원)의 3분의 1이 넘는 6천억여원을 임대료로 내고 인건비 등 영업비용을 빼면 사실상 적자인데, 이번 입찰의 최저 수용금액(임대료 하한선)까지 지금보다 15%나 오른 만큼 ‘이익’을 기대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새로 인천공항 입성을 노리는 신세계의 입장은 좀 다르다.

현재 서울시내 신세계 백화점에 면세점을 한 곳도 두지 못한 신세계로서는 인천공항면세점은 꼭 잡아야 할 ‘대어’다. 당장은 큰돈(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마트·프리미엄 아웃렛·백화점 등 기존 유통채널과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 서울면세점 놓고 신세계·한화·현대아이파크몰까지 가세

아직 지역과 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정부는 관광 활성화 등의 측면에서 서울 2곳, 제주 1곳 등 모두 4곳의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는 인천공항과 제주 면세점 특허권 입찰이 마무리되면, 머지않아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 공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6개의 면세점이 있는데, 운영 주체별로 나눠보면 ▲ 롯데 3곳 ▲ 신라 1곳 ▲ 워커힐 1곳 ▲ 동화 1곳 등이다.

주요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객 등의 수요도 풍부할 뿐 아니라, 인천공항면세점과 같은 과도한 임대료 부담도 없어 수익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공항이건 시내건 반드시 면세점을 유통 포트폴리오에 넣어야 하는 신세계는 물론, 한화(갤러리아)도 서울 면세점 입찰 참여가 거의 확정적이다.

한화 갤러리아 관계자는 “공항면세점의 경우 수익성을 면밀히 따져 입찰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서울시내 면세점의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현대산업개발(현대아이파크몰)까지 돌연 출사표를 내면서, 입찰 공고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불꽃이 튀고 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지난 12일 간담회에서 “올해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에 참여할 방침”이라며 “현대아이파크몰이 위치한 용산이 발전 가능성과 지리적 강점을 갖췄기 때문에 면세점으로서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만약 실패할 경우의 대안을 묻자 “반드시 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유통업계의 화두는 단연 면세점”이라며 “업체들은 1년 내내 면세점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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