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美 기준금리 인상 문답풀이…금리 굳이 올려야 하나

美 기준금리 인상 문답풀이…금리 굳이 올려야 하나

입력 2015-09-01 09:13
업데이트 2015-09-01 11:0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재부상하면서 세계 각국이 연준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연준) 부의장이 미국 연례 경제정책회의에서 “물가상승률이 2%로 돌아갈 때까지 긴축(금리인상)을 기다릴 수 없다”고 말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불거졌다.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여부와 금리 인상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 미국 기준금리 ‘9월 인상설’ 가능성은.

▲ 연준이 이달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를 두고는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9월 인상을 내다보는 쪽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모두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는 3.7%로 예상을 웃돌았고 실업률은 7월 기준 5.3%로 완전고용 수준에 가까워졌다.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금리 인상을 늦추기도 어려워졌다.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임금이 오르고 물가까지 상승할 수 있다. 물가가 오른 뒤에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은 금융당국으로서는 부담되므로 이달 내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번 달에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계속 나온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이 대부분 9월 인상에 반대 의견을 보이는데다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다. 연준은 물가 목표치를 2%로 잡았지만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핵심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1.2%에 머물렀다. 다만, 피셔 부의장의 발언대로 물가지수가 목표에 도달하지 않아도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여지가 있다.

-- 9월에 인상하지 않으면 세계 경제 영향은

▲ 9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흥국에 더 부담이 될 수 있다. 금리 인상은 예정돼 있는데, 시점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세계 경제는 폭탄을 안고 가는 형국이 된다. 금리 인상 연기가 미국 경제가 부진하다는 신호로 읽힐 경우에도 세계 경제에 타격이 간다. 다만, 미국의 실제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이므로 중국 경기둔화 등 세계 경제 악재를 고려한 것이라고 판단하면 세계 경제는 안도감이 커지면서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이달 안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경우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12월 인상설’이다. 연내에 금리 인상을 하지 않으면 금리 인상을 시사해왔던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비롯해 연준의 신뢰도에 타격이 간다. 연내에는 금리 인상을 하면서 최대한 시점을 뒤로 미룰 경우 12월에 한 차례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려는 이유와 금리 인상 결정 변수는.

▲ 미국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 때문에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려는 것은 그만큼 절박한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오랜 저금리로 또다시 자산시장에서 버블이 생길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버블은 반드시 붕괴하고 이는 경제를 공황상태로 몰라갈 수도 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년 넘게 사실상 ‘제로’(0)금리를 유지하며 통화완화 정책을 펼쳐왔다. 최근 경제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통화 완화정책을 거둬들이지 않으면 다시 버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경기 과열이 생길 수도 있다.

기준금리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번 주에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들이다. 당장 1일에 미국 8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발표된다. 이 지수가 50을 웃돌면 경기가 양호하다고 판단한다. 4일에는 미국 8월 실업률이 발표된다.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이 20만명 이상이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다.

-- 미국 기준금리 인상되면 세계 경제는 어떤 타격 받나.

▲ 신흥국에서는 이른바 ‘긴축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달러화 수요가 많아지고 미국의 경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신흥국에 있던 외국인 자본은 투자수익률이 높은 미국으로 몰리게 된다. 신흥국으로서는 대거 자본이 유출되면서 증시와 환율시장에 타격을 받는다.

특히 경상수지가 적자인 국가들과 외환보유액이 적정 수준보다 부족한 나라들은 외화 부족을 겪는다. 아르헨티나,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위험하다고 평가받는 국가들이다. 과거 2013년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양적 완화의 단계적 축소)을 시사했을 때도 신흥국 자본 유출이 일어났고 환율시장이 요동쳤다.

미국에서도 저유가와 저금리로 비용을 절감해 지탱해 온 기업 이익이 무너질 여지가 있다.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출도 어려워진다.

--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한국도 여타 신흥국과 마찬가지로 자금 유출이 일어나면서 증시가 하락하고 원화 가치가 떨어진다. 한국은 여타 신흥국에 비해 외환보유고가 상대적으로 많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겠지만 다른 신흥국처럼 외환위기에 내몰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하면서 한국은 당장 수출에 타격을 입는다. 특히 원화에 비해 국제통화인 엔화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우리가 수출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한국 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상황은 아니여서 소비 등 내수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부동산에 타격이 가고 한국 금리마저 오른다면 가계도 흔들릴 수 있다. 중국 경기가 둔화한 상태에서 기준금리 인하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 대 중후반을 기록하리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이미 예견된 사건이었기 때문에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나 원화 절하는 이미 시장에 다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일시적으로는 한국에서 자금이 빠지지만 조정 기간을 거쳐

-- 한국은 미국 금리인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정부는 단기부채 줄이면서 경제 체질을 건전하게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규제개혁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특히 중기적으로 신용대출을 줄이면서 가계부채를 경감하는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 향후 한국에서 가계부채 문제가 불거지면 은행이 함께 무너질 수 있다.

산업 분야에서는 지난 10년간 중국에 기대 성장한 건설, 조선, 해운, 철강, 화학산업 등 생산성이 떨어지는 산업을 구조조정해야 한다. 기업은 비용절감을 꾀하면서 경기 침체를 버텨야 한다.

금융당국으로서는 금리를 인하해 경제를 끌어올리거나 역으로 금리를 인상해 외국인 자본 유출을 막아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금리를 인하하면 버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금리를 인상하면 한국 경제가 침체될 수 있다. 외국인 자금 유출을 막고 버블을 경계하는 것이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