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카드사 홈페이지 확인 가능
정씨처럼 잔돈이 얼마 남지 않은 기프트카드를 쓰지 않고 팽개쳐 놓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8개 신용카드사가 지난해 기프트카드 미사용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77억원이다. 2013년 미사용금액(63억원)보다 14억원이 늘어났다. 올 상반기 기프트카드 미사용액도 34억원이 넘는다.
기프트카드는 전체 한도의 80% 이상 쓰면 남은 금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쓰는 방식은 충전 금액 범위 안에서 일반 신용카드와 비슷하다. 잔액 조회는 해당 카드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 등 약간의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카드 사용 전에 은행을 방문하거나 홈페이지에 사전 등록하면 사용금액의 30%(현금영수증·체크카드와 동일)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환불 방식은 카드사마다 다르다. 홈페이지에서 자유롭게 환불 신청이 가능한 카드사(신한카드)가 있는가 하면 해당 카드사의 신용·체크카드를 요구하는 카드사(우리카드)도 있다. 삼성·현대카드는 콜센터 상담을 통해서도 환불이 가능하다. 하나카드의 ‘예스기프트카드’는 은행 영업점이 아닌 홈페이지에서 환불받으면 현금이 아닌 포인트로 환급된다.
유효기간 5년이 지나도 돌려받을 수 있다. 기간에 상관없이 남은 금액이 얼마이든 1원 단위까지도 전액 환불된다. 현대카드는 유효기간이 지난 뒤에는 유예기간 5년 이내, 즉 10년 이내에만 환불받을 수 있다. 하나카드는 남은 금액이 20% 이상이면 환불 대신 카드를 재발급해 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프트카드를 선물받자마자 카드 앞·뒷면을 카메라로 찍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카드사별 기프트카드 미사용금액은 삼성카드가 11억 6200만원(올 6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카드(5억 8600만원), 롯데카드(5억 3600만원), 신한카드(5억 1900만원) 순이었다. 고객이 쓰지 않고 남긴 자투리 돈을 ‘낙전 수입’으로 처리하면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카드사들은 “일부러 숨기려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5-09-18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