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면세점…신세계·두산 협공 예상

위기의 롯데면세점…신세계·두산 협공 예상

입력 2015-09-21 11:24
업데이트 2015-09-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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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3개점)·부산(1개점) 시내 면세점 4개점에 대한 영업특허 신청 마감(25일)이 임박한 가운데 롯데면세점은 긴장 속에서 서울 소공점과 잠실 롯데월드점 두 곳을 모두 지킬 명분과 전략을 짜내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두산과 신세계 등 면세점 유치 참여 후보기업들은 경영권 분쟁 와중에서 불거진 ‘일본 기업 논란’때문에 롯데그룹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악화된 틈을 타고 서울 면세점 참여 기회를 얻기 위해 역량을 총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 롯데, 여론악화에 ‘수성 카드’ 고심

롯데면세점은 롯데월드타워 최상층부에 면세점 서비스를 하는 키오스크를 설치하겠다는 구상을 21일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오는 25일 관세청에 제출될 롯데면세점(호텔롯데 운영)의 잠실롯데월드점 영업특허 재취득을 위한 사업계획서에 포함될 예정이다.

내년말 완공 예정인 총 123층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76~101층에는 호텔이 들어서는데 이 호텔 투숙객들이 편하게 면세쇼핑을 하도록 호텔 위 전망대(117~123층) 쪽에 면세점 서비스 키오스크를 설치하겠다는 이야기다.

면세점 매출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이처럼 키오스크까지 마치 새로운 ‘카드’인 것처럼 들고나온 데는 서울 매장들의 재승인을 목전에 둔 롯데면세점이 그만큼 불안해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시장 점유율이 절반을 넘는 독과점 기업인데다, 최근 오너 일가의 ‘진흙탕’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드러난 ‘일본기업’ 논란으로 ‘수성(守城)’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일본 지분율이 90% 이상인 호텔롯데는 롯데면세점의 운영사다.

이번에 특허가 풀리는 롯데면세점 2개점의 연매출은 소공점 2조원, 잠실 롯데월드점 6천억원 등 모두 2조6천억원에 이른다. 롯데면세점 입장에서는 그룹과 기업의 사활을 걸고 영업권을 지켜야하는 처지다.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다수 의원들은 증인으로 출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호텔롯데의 지분 대부분이 일본 주주라는 사실, 롯데면세점이 면세시장의 50~60%를 차지하며 ‘독식’하고 있다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신 회장은 당시 국감장에서 롯데면세점을 “서비스업의 삼성전자”라고까지 비유하며 롯데면세점에 대한 지지와 응원을 호소했다.

롯데면세점은 또 중소기업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롯데그룹이 그동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배려와 상생이 여타 그룹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고 평가받아온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 롯데면세점 잠실점이 주 타깃

일단 현재까지 경쟁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은 롯데면세점으로서는 그나마 큰 위안이다.

현재까지 나타난 롯데의 경쟁자는 지난 2일 동대문 두산타워를 앞세워 면세점 사업 진출을 선언한 두산 정도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에 특허가 끝나는 서울 면세점 3곳(워커힐·롯데 소공점·롯데 롯데월드점) 가운데 어디를 대체하겠다고 사업계획을 낼지는 입찰 전략의 중요한 내용 중 하나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두산이 SK네트웍스의 서울 광진구 워커힐면세점의 특허권을 노리는 것인지, 입지적 유사성 등을 고려해 롯데 소공점을 타깃으로 삼은 것인지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북 지역 안배 차원에서 무리는 있지만 이론적으로는 잠실 롯데월드점을 대체하겠다고 나서도 이상할 것이 없다.

가장 강력한 잠재 후보로 거론되는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면세점 특허 신청 마감(25일)을 4일 앞둔 21일까지도 참여 여부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내일(22일) 관련 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참여하거나 안 하거나 내일 오후께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 유동적이지만, 신세계는 이번 입찰을 포기하기보다는 뛰어들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종 입장이 참여 쪽으로 결정되더라도 ‘대대적 홍보’ 등을 피하고 조용히, 실속 위주로 준비를 진행할 방침이다.

아무리 ‘위기’라고해도 서울시내 면세점 운영 업력이 35년에 이르는 롯데를 상대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데다 이미 지난 7월 첫 서울시내 면세점 도전에서 패배한 터라 연속 고배를 마실 경우 그룹 이미지의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세계나 두산 모두 서울·부산 4개 특허만료 면세점 각각에 모두 지원할 수 있다. 이론상 많게는 4개 지역을 대상으로 특허를 신청할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주요 ‘타깃’은 잠실 롯데월드점으로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관세청으로서도 매출이 2조원에 이르는 국내 면세점 1위 매장인 롯데 소공점을 재승인하지 않는데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경쟁업체들은 지난해 ‘이전·확장 특혜’ 논란까지 겹친 롯데월드점에 도전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대백화점과 이랜드 등은 이미 일찌감치 이번 특허 유치전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7월 대전에서 현대산업개발과 합작해 승리한 호텔신라도 애초부터 ‘가을 리그’에는 관심을 두지 았다.

포기한 업체의 한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지만 이번 9월 특허전의 경우 ‘유치 가능성’과 ‘선택과 집중’ 등의 차원에서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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