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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블로그] 금감원 ‘임금피크제’ 불만피크제 될라

[경제 블로그] 금감원 ‘임금피크제’ 불만피크제 될라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15-09-24 00:02
업데이트 2015-09-24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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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임금피크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설문 참여는 미진한 데다 “우리도 한국은행 수준으로 맞춰달라”는 불만이 터져 나와서입니다.

금감원은 최근 임금피크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핵심은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을 얼마로 하면 적합하겠느냐”였지요. 그런데 1900여명 직원 가운데 고작 30%인 500여명만 응답했습니다.

건의사항에는 “최소한 한은 수준으로 해달라”는 요구가 적잖았다고 합니다. 한은의 경우 퇴직 3년 전부터 종전 연봉의 90%, 2년차 80%, 3년차 70% 임금을 줍니다. 3년간 연봉의 240% 정도를 받는 것이지요. 금감원은 공공기관 평균인 220% 안팎 수준을 검토 중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년 예산과 인원을 따져봐야 하는 데다 상위기관인 금융위원회 눈치도 봐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합니다.

금감원은 설명회까지 열어가며 임금피크제 독려에 나섰으나 참석률도 초라했습니다. 첫 설명회에 40명 남짓 참석하자 인사팀장이 직접 “팀장급들이라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문자메시지로 ‘읍소’해 60여명을 불러모았습니다.금감원 직원들이 임금피크제를 기피하는 데는 ‘보직 해임’과도 연관이 큽니다. 통상 평균 46세에 팀장급(3급)을 맡는데 55세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면 그만큼 보직에서 빨리 내려와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관리의 딜레마’도 있습니다. 월급까지 깎인 고참 직원에게 주요 직책이나 과중한 업무를 맡기기는 어렵다는 것이지요. ‘잉여인간’(쓸모없는 인력) 양산 우려도 나옵니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민간 금융사와 달리 명예퇴직금도 없고 인력 구조도 판이하게 달라 일괄 적용이 쉽지 않은데 정부가 (임금피크제를) 빨리하라고 다그치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임금피크제 도입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도 적잖습니다. 하지만 기관과 기업마다 사정이 다릅니다. 충분한 합의, 교육, 심리적 동요를 해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자칫 임금피크제가 ‘불만 피크제’가 될까 봐 걱정입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5-09-2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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