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보고서…”아베노믹스 성공 여부 향후 1년 중요”
엔화 약세로 기업의 수출단가(달러 기준) 인하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왔다.한국무역협회는 27일 ‘엔화 약세의 우리 수출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원/엔 환율 1% 하락 때 우리의 대세계 수출물량은 약 0.49%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 7월 이후 일본 수출단가 인하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제3국 시장에서 우리의 가격 경쟁력 악화와 시장점유율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환율은 2013년 22.3%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 8.5% 상승했고 올해는 8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나 오르는 등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원/엔 환율은 2013년 20.5%, 2014년 11.3% 하락에 이어 올해 8월까지 다시 전년보다 9.5% 떨어졌다.
이 같은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기업의 수출단가 인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일본 수출 물량 증가율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됐으며 올해는 7월까지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반면 우리의 대일 수출은 엔저가 본격화된 2012년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7월까지 대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 감소했다. -46.3%나 감소한 석유제품을 비롯해 철강판(-33.5%), 무선통신기기(-5.0%)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모두 부진했다.
대일 수출 비중이 높은 농수산물도 엔저로 인한 수출 타격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전기전자, 금속제품, 철강제품의 경우 원/엔 환율이 1% 떨어지면 수출물량은 0.7~1.0%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대일 수출 기업의 경우 엔화 결제비중이 높아 달러기준 수출액도 감소했다.
보고서는 “주요 투자은행들이 내년 엔/달러 환율에 대해 올해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엔화약세 지속으로 인해 우리 기업의 시장점유율 하락 및 수출 채산성 악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엔저 장기화에 대비해 수출 기업은 꾸준히 환율을 모니터링해야 하고 장기적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대일 수출 기업은 결제통화 다변화 및 환변동 보험 등을 활용한 환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역협회는 또 ‘일본 아베노믹스의 평가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일본 경제의 동향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보고서는 “아베 정부는 일본경제 활성화를 위해 통화정책, 재정정책, 신성장전략 등 세 가지를 축으로 아베노믹스를 추진한 결과 당초 우려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의 수익이 누적되면서 설비 투자 확대, 임금 인상, 일자리 증가 등의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고 이는 소비 증가로 이어지면서 내수가 확대되는 선순환구조를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엔저에 의존한 경기 부양이라는 한계와 함께 향후 일본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막대한 재정손실이 우려된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신성장전략의 핵심이 구조개혁의 성공 여부라고 강조했다. 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일본경제가 지난 20년간의 장기불황에서 벗어날 경우 세계 경제의 회복과 한국경제의 구조개혁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는 구조개혁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의지,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여론의 지지 등에 달렸으며 향후 1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