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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성장률 전망…국내기관은 낙관·해외IB는 비관 ‘경향’

오락가락 성장률 전망…국내기관은 낙관·해외IB는 비관 ‘경향’

입력 2015-09-29 10:24
업데이트 2015-09-2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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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과한 비관론 ‘자기실현적 위기’ 불러올 수도…경계해야”

최근 일부 해외 투자은행(IB)들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대까지 하향 조정하면서 국내 일부 기관들과 견해차를 보였다.

이 때문에 이들 기관이 예전에 얼마나 한국의 성장률을 제대로 예상했는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매년 경제상황이 급변하는 통에 성장률을 제대로 맞히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해외 IB들은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보이는 반면에 국내 기관은 대체로 낙관론을 펴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일부 해외 IB는 한국 경제가 직면한 대내외적인 리스크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과도하게 비관적인 전망을 고집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이런 현상이 한국 경제에 불필요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비관론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국내 기관은 ‘낙관’ 경향…한국성장률 놓고 해외IB와 견해차 커져

주요 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을 실제 수치와 비교해 보면 매년 높은 적중률을 보이는 ‘족집게’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예측불가능한 변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실증 사례를 통해 보면 정부와 국내 기관들은 한국의 경제성장에 대해 상대적으로 낙관적 전망을 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29일 정부와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2013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9%였다.

그해 10월 기준으로 정부는 2.7%를 예상해 실적치와 0.2%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실제보다 0.1%포인트 낮은 2.8%,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0.3%포인트 낮은 2.6%로 예측했다.

이는 29개 IB가 평균 2.6%를 전망한 것보다는 다소 높은 것이다.

성장률이 다시 3%대로 올라선 지난해의 경우 국내 기관들은 실적치 3.3%보다 훨씬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2014년 9월 기준 한은(3.8%)과 KDI(3.7%)의 전망치는 실제보다 0.4∼0.5%포인트씩 높았다.

정부가 예상했던 3.7%도 결과적으로 0.5%포인트나 오차가 있었다.

이들 국내 기관들의 전망치는 지난해에도 IB들의 예측을 상회했다.

IB 29곳의 평균은 3.6%로, 역시 실적치보다는 높았지만 0.3%포인트 차이로 근접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이달 기준으로 정부와 KDI, 한은이 각각 3.1%, 3.0%, 2.8%를 제시한 반면 IB들은 대체로 2.5% 수준을 예상했다.

최근 3년간 주요 국내기관이 IB 평균을 밑도는 전망치를 한 차례도 내놓지 않은 셈이다.

특히 올해 성장률에 대해서는 정부와 해외 IB의 전망치 차이가 0.6%포인트다.

2013∼2014년(0.1%p)과 비교해 6배로 벌어졌다.

◇ 일부 해외IB 비관론 고수…종종 비합리적 전망도

국내 기관보다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해외 IB 중에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연이어 내놓는 곳이 있다.

2013년 10월 노무라, ING, IHS이코노믹스, 웰스 파고, 데카뱅크 등 5곳은 평균 2.5%의 ‘짠물’ 전망을 했다가 결국 0.4%포인트 오차(실적치 2.9%)를 내고 말았다.

특히 2.3%를 예상했던 독일의 데카뱅크는 0.6%포인트나 어긋났다.

이들 IB는 지난해에도 성장률 전망을 29개 해외 IB 평균치보다 0.2%포인트 낮은 3.4%로 잡았다.

작년 한국 성장률 실적치가 3.3%로 집계돼 이들 5곳의 전망 오차는 0.1%포인트에 그쳤다.

그러나 이들이 성장률 전망에 비교적 적중한 이유는 예년처럼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던 것이 세수감소에 따른 ‘재정절벽’ 상황과 맞아떨어진 결과일 뿐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수가 부족해지면 정부가 예산대로 재정을 집행하지 못해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데카뱅크의 경우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3.4% 전망을 하다가 12월에 가서는 오히려 전망치를 0.1%포인트 올려 재정절벽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ING는 세월호 참사 후인 9월 들어 전망치를 0.7%포인트나 급격히 상향조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작년 상반기 내내 2.8%로 지나치게 낮은 전망치를 유지하다가 주요 기관들의 예측 수준인 ‘시장 컨센서스’와의 격차를 줄이려고 하다보니 경제흐름을 오히려 역행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데카뱅크와 ING를 포함해 한국 경제에 대해 비관론을 고수하는 IB 5곳은 이달 현재 올 성장률을 평균 2.2%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정부 전망인 3.1%보다 0.9%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 해외IB 우울한 전망에 기재부 ‘자기실현적 위기’ 경계

일부 IB들의 부정적 전망에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 초반대로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3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수출 부진을 고려해도 올해 성장률이 2% 초반까지 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기재부도 최근 소비·서비스업의 반등세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고려하면 올해 성장률이 2%대 초반을 기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IB들이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하는 것은 경기 흐름을 연장해서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경 편성을 비롯한 정부의 경제 활성화 대책, 메르스 사태 이후 소비 회복세를 고려하지 않고 올해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저조한 흐름이 연장된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올해 2%대 초반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IB들은 3·4분기에 한국 경제가 전분기보다 0.4∼0.5%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2분기의 전기 대비 성장률은 각각 0.8%, 0.3%였다.

이런 경향 때문에 IB들은 지난해 말엔 국내 기관보다 훨씬 긍정적인 전망을 했었다.

세월호 참사 여파에 작년 2분기 성장률이 0.5%(전기비)로 꺼졌다가 3분기 0.9%로 반등했는데, 이런 흐름이 연결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7개 IB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9%였으나 국내 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 전망치는 3.6%, 한국금융연구원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각각 3.7%였다.

국내 경제연구기관의 한 담당자는 “우리는 해외 IB의 견해를 크게 참고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외국 기관들의 의견에 과하게 신경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한국 경제가 3%대 성장을 하기는 어렵겠지만 2.6∼2.7%는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IB들의 0%대 분기 성장 전망은 과도하게 비관적인 것”이라며 “과도한 비관론이 확산하면 경제주체 심리가 위축되는 등 ‘자기실현적 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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