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의 위엄’…식품업계 먹여 살리는 맏이 제품들

‘1등의 위엄’…식품업계 먹여 살리는 맏이 제품들

입력 2016-01-12 09:05
수정 2016-01-1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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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새로운 과자, 라면, 음료 등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지만 식품기업의 매출 선두를 달리는 1등 제품은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제조업 같은 분야에서는 더욱 뛰어난 성능의 신제품이 구제품을 밀어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식품에서는 익숙한 맛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기에 1등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1등 제품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한편 또 다른 1등 제품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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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면·바나나맛우유·칠성사이다 “매출 최강자” = 12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에서 매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단일 브랜드는 ‘신라면’이다.

1986년 출시된 이래 줄곧 농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으며 전체 라면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신라면은 지난해 5천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신라면이 농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24%에 달한다.

빙그레의 매출 1위 제품은 ‘바나나맛 우유’다.

1974년 출시된 이래 줄곧 빙그레 매출의 1등 공신이었던 이 제품은 지난해 1천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2위 제품인 요플레(1천100억원)와는 500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롯데칠성음료에서는 1950년 출시된 ‘칠성사이다’가 단연 1등 제품으로, 지난해 매출은 3천500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의 ‘스팸’(지난해 매출 2천400억원)과 롯데푸드의 ‘파스퇴르 저온살균우유’(600억원)도 각사에서 1등 자리를 지키는 대표 상품이다.

업계는 1등 제품이 쉽게 안 바뀌는 이유에 대해 ‘입맛의 보수성’을 꼽고 있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의 경우 나중에 나온 스마트폰이 앞서 나온 피처폰을 대체하는 추세지만, 식품의 경우 입맛이 이미 길들여진 소비자가 많아 다른 제품이 나오더라도 매출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체들은 이같은 점 때문에 1등 브랜드 집중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에서 한 식품 브랜드가 잘 나간다고 하면 그 브랜드를 확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딸기맛이 잘 팔린다면 복숭아맛도 내고, 포도맛도 내면서 해당 브랜드의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후발주자의 반란…1등 올라선 제품들 = 그렇다고 해서 1등 자리가 바뀌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상위권에 있던 다른 제품이 1등 자리로 박차고 올라오거나, 새롭게 개발된 제품이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순위권에 오르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천100억원 어치가 팔려 롯데제과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한 ‘빼빼로’도 처음부터 1위는 아니었다.

과거 롯데제과에서 1위 제품은 ‘자일리톨’이었고 빼빼로가 1위로 올라선 것은 2013년 이후부터다. 빼빼로데이(11월 11일) 열풍과 함께 매출이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자일리톨의 지난해 매출은 1천억원으로 빼빼로에 이어 2위였다.

오리온은 2012년 ‘초코파이’가 1등 자리를 ‘포카칩’에 내주면서 1, 2위가 바뀌었다.

포카칩은 지난해 1천520억원, 초코파이는 1천20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코파이 매출은 1천억∼1천100억원 사이에서 꾸준한 반면, 포카칩 매출이 최근 3년간 급증하면서 순위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허니버터’ 열풍을 불러온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은 올해 1등 자리를 넘보고 있다.

허니버터칩은 지난해 해태제과에서 자유시간(1천53억원), 홈런볼(1천52억원)에 이어 매출 3위(973억원)를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품귀 현상을 빚은 허니버터칩이 오는 4월 생산공장이 증설되면 해태제과 내 1위 브랜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팔도 꼬꼬면,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처럼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매출이 순식간에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면서 “업체들이 새로운 제품 개발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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