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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편광판서 전지로’ 중심 이동

LG화학 ‘편광판서 전지로’ 중심 이동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6-01-12 23:52
업데이트 2016-01-13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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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악화 LCD사업 축소 불가피

세계 1위를 자랑하는 LG화학의 ‘편광판’ 사업이 일대 위기를 맞았다. 선제적 사업 재편 차원에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편광판 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국내 최대 농자재 전문업체인 동부팜한농을 품에 안으며 농화학 분야에 진출한 LG화학이 선택과 집중을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것이다. 편광판은 박막형 액정표시장치(TFT-LCD)의 핵심 소재로 LCD 패널 상하부에 1장씩 총 2장이 들어가는 필름이다.

복수의 LG화학 관계자는 12일 “LCD 산업 전반에 중국발 공급과잉 위기가 닥치며 원재료 생산업체까지 원가 압박을 받고 있다”며 “조만간 회사 측이 사업 축소를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LCD 업황의 골이 깊어지자 선제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가 1000여명의 직원을 전환배치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편광판은 2000년대 LG화학의 ‘캐시카우’(수익원)였다.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유지하며 적자투성이 2차전지 사업을 메워 왔다. 그러나 2012년 전지사업 부문이 편광판 사업부(광학소재사업부)가 속한 정보전자소재 부문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편광판의 위상이 급격히 낮아졌다.

여전히 LCD 수요가 있는 중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고 있지만 이 또한 한시적이라는 점에서 사업 존속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회사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업계의 트렌드가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OLED에서 편광판은 필수 소재가 아니다.

반면 전지사업은 모바일 배터리뿐 아니라 중대형(자동차, 에너지 저장장치) 배터리도 선전하면서 본 궤도에 올라선 모양새다. 올해 중대형 배터리의 흑자 전환도 예상된다. 지난 6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새해 첫 현장 경영지로 청주·오창 공장을 찾아 전지사업에 힘을 실어줄 때도 편광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편광판은 2차 전지와 함께 오창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계열사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전방업체(최종 소비자가 주로 접하는 업종)들이 수요를 줄이지 않는 이상 축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축소 계획을 부인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은 “경기민감산업이라면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성을 키우면 되지만 산업 자체가 사양길이라면 비용을 줄이면서 최소한의 국내 수요에만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6-01-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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