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보다 수익성 우선…불황 장기화 예고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저유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대형 조선 3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20%가량 낮춰 잡았다.특히 지난해 못지않은 조선업 불황이 이어지고 수익 개선마저 어려워지면서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포함),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올해 조선 및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최대 370여억 달러를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전년 수주 목표 470여억 달러에 비해 20%가량 줄어든 수치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67억 달러를 수주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작년 목표액인 191억 달러보다 12.6% 내려 잡은 수치다.
대우조선은 올해 수주 목표를 90억∼100억 달러 수준으로 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목표인 130억 달러와 비교할 때 23% 정도 하향 조정된 셈이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목표인 150억 달러보다 하향 조정하되 지난해 수주액인 100억 달러보다는 높게 잡을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 빅3는 올해 세계 조선 경기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친환경 선박(에코십) 투자가 위축되고 해양플랜트 침체가 지속되는 등 상선과 해양의 동반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황을 주도했던 선종의 하나인 대형 컨테이너선은 작년 한 해 집중 투자가 이뤄졌던 만큼 올해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며, 불황기에 국내 조선소에 적지 않은 물량을 제공했던 LNG선도 당분간 신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유조선도 지난해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져 올해는 발주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해양플랜트 물량도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히 올해 수주량과 수주액도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3사는 올 한 해 다량의 수주를 목표로 하기보다 수익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영업 전략을 펼 방침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2∼3년치 안정적인 수주 잔량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익이 남는 수주인지 따져보고 계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한 조선 3사는 비록 지난해 수조원대 적자를 안기긴 했지만 고수익을 내는 해양플랜트 수주는 선별해서 계속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우울한 시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나라가 중국 등에 비해 기술력이 월등히 뛰어난 친환경 선박(에코십)이나 스마트십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 지속으로 올해도 빅3가 목표한 수주량마저 채울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며 “수익성이 나는 것만 선별 수주하겠다고 하지만 발주 자체가 드물어진 상황에서 옥석을 가리기 힘든 게 전세계 조선업계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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