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컨설팅 PwC 설문서 27%만 낙관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올해 세계 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만이 올해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유가 하락, 지정학적 불안 등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다국적 회계컨설팅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 쿠퍼스(PwC)는 19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전세계 83개 국가의 CEO 14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례 설문보고서를 발표했다. 27%의 CEO가 올해 세계 경제를 낙관했다. 지난해보다 10%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은 23%로 지난해(17%)보다 늘었다.
지역별로 서유럽 CEO의 33%와 중동 CEO의 34%가 경기를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북미 지역의 경우 낙관론자가 16%에 그쳤다. 세계 무대에서 유일하게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미국의 CEO조차 올해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7% 밑으로 주저앉은 중국은 CEO의 33%가 올해 세계 경기가 천천히 악화한다고 내다봤다.
기업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생각하는 CEO는 35%로 지난해(39%)보다 소폭 줄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모디노믹스’로 기지개를 켠 인도(64%)와 재정위기를 극복 중인 스페인(54%)의 CEO가 기업 성장에 큰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매출 증가를 기대하는 중국인 CEO의 비중은 24%에 그쳤다. 지난해(36%)보다 3분의 1가량 축소됐다.
CEO들은 기업 성장의 걸림돌로 과도한 규제(7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지정학적 불확실성(74%)과 환율변동성(74%)이 뒤를 이었다.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과 노동개혁 처리 지연,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어려움에 겪는 우리나라 기업인의 시각과 유사하다.
데니스 낼리 PwC 회장은 “기업이 처한 위험은 다양한 분야가 얽혀 있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의 중요한 축인 미국, 중국, 독일, 영국의 기업인이 특히 더 올해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4분기에 실시됐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476명), 서유럽(314명), 중앙 및 동유럽(170명), 남미(169명), 북미(146명), 아프리카(87명), 중동(47명) 지역의 CEO가 참여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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