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주택담보대출 4천462억원 증가…작년 동기 증가액의 절반
소득심사 강화를 골자로 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을 앞두고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31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6대은행의 지난 28일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9조4천955억원으로 작년 12월말(349조493억원)보다 4천462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작년 한해 동안 평균적으로 매월 2조7천억원 안팎(유동화 금액 제외)이 증가한 것에 견줘 6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1월 마지막 영업일(29일)과 일부 은행의 주택금융공사 유동화금액을 배제한 수치임을 감안해도 큰 폭으로 줄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작년 1월 6대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9천798억원이다.
1월 비수기 영향도 있지만 2월 1일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대출 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투자상품서비스부 양용화 팀장은 “가이드라인 시행에 앞서 은행이 LTV(주택담보대출비율)나 DTI(총부채상환비율) 적용을 강화하는 분위기여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심심사 가이드라인의 시행시기가 애초에는 올 2월이 아니라 1월로 알려졌던 만큼 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을 서두르면서 연초 거래가 줄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작년 다소 과열됐던 부동산 경기가 최근 들어 위축되는 분위기는 올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월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작년 12월보다 0.11% 오르는 데 그쳤다. 작년 2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이다.
연간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대구는 65개월 만에 처음으로 매매가가 하락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도 6주 연속 제자리걸음 중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이휘정 수석연구원은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최근 급격하게 부동산 시장이 위축됐다”며 “공급과잉과 미국 금리인상은 이미 선반영된 만큼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청약경쟁률이 둔화하고, 미분양물건도 12월 한 달간 6만건이나 나왔다”며 “집값 상승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심리가 시장 전반에 퍼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냉기가 흐르고 있다”고 곁들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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