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체감경기 식고 수출 최장기 감소…‘기댈 곳 없는’ 韓경제

내수 체감경기 식고 수출 최장기 감소…‘기댈 곳 없는’ 韓경제

입력 2016-03-01 11:44
수정 2016-03-0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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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수출 12.2% 감소…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 기업 체감경기 금융위기 수준 추락…올해 성장률 전망치 속속 낮아져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이 올해도 1∼2월 연속으로 두자릿수 대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그나마 내수가 경기를 떠받쳐 왔지만 이달 들어 경제 주체들의 심리도 크게 얼어붙어 내수에 기대를 걸기도 어려워졌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2월 수출액(통관 기준)은 364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2.2%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1월(-18.5%)보다는 수출 감소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두자릿수 대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14개월 연속 감소했는데, 지금까지 수출이 이렇게 긴 기간 연속 감소했던 적은 없었다.

1월 수출은 단가·물량 기준으로 모두 감소했지만 다행히 2월 수출 물량은 11.2% 증가했다.

그러나 수출액수가 마이너스 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정부가 목표로 하는 올해 3.1% 성장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정부도 내부적으로 저유가, 중국 경기 둔화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아 수출이 상반기까지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선 이미 수출이 2년 연속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경기를 지탱해 온 내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기업 체감경기가 넉 달째 하락하며 6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기업과 중소기업의 업황 BSI가 모두 전달 대비 6포인트나 급락했다.

2월 소비자심리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수준으로 위축됐다.

현 경제상황이 어렵더라도 가계와 기업이 미래를 낙관적으로 본다면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크지만,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비관적으로 흘러가고 있어 전망이 밝진않다.

유일호 경제팀이 출범 21일 만에 전격적으로 ‘미니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살아나는 듯했던 심리가 내우외환의 경제 상황에 또 다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를 속속 낮추고 있다.

전 세계 경제연구소와 투자은행(IB)의 경제 전망치를 모아 매달 발표하는 ‘컨센서스 이코노믹스’의 2월 집계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였다.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올해 성장률이 작년(2.6%)과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오는 2일 발표되는 1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도 부진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김지만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수출 부진으로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5%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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