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이 수출보다 많이 감소한 ‘불황형’ 외국인 증권투자 45억3천만 달러 감소…8개월째 유출

올해 들어서도 상품, 서비스, 소득 등에 걸친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외국인이 한국 증시와 채권에 투자한 자금은 8개월 연속 빠져나갔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6년 1월 국제수지’(잠정치)를 보면 지난 1월 경상수지 흑자는 70억6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2012년 3월부터 47개월째 흑자가 이어져 최장 흑자 기록을 새로 썼다.

경상수지 흑자는 작년 12월(73억8천만 달러)보다 줄었지만 매년 1월 기준으로는 작년(62억6천만 달러)을 뛰어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흑자는 상품교역에서 수출과 수입이 함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데 따른 이른바 ‘불황형 흑자’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출은 378억9천800만 달러로 작년 1월보다 15.8% 줄었고 수입은 297억8천700만 달러로 23.1% 감소했다.

올해 1월 수출물량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7.4% 하락했고 수입물량지수는 5.9% 떨어졌다.

수출 감소는 중국 등 신흥국 시장의 수요 부진, 국제유가 하락, 철강 제품 단가 하락 등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올해 1월 통관기준 수출액을 보면 디스플레이패널이 11억9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5% 급감했다.

석유제품은 17억3천만 달러로 38.0%, 선박은 28억7천만 달러로 33.2% 각각 줄었다.

수출 지역별로는 유럽연합(EU)이 7.2% 늘었지만 중남미(-35.6%), 중동(-31.0%), 중국(-21.6%), 동남아시아(-16.8%) 등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했다.

신병곤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브리핑에서 “매년 1∼2월에는 수출이 조금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수출물량이 2월엔 늘었기 때문에 1월의 감소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품수지 흑자는 작년 12월(106억8천만 달러)보다 대폭 줄어든 81억1천만 달러이지만 매년 1월을 기준으로 하면 사상 최대치다.

종전에는 작년 1월 63억1천만 달러가 가장 많은 규모였다.

서비스 수지는 19억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한은은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의 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건설수지가 악화되면서 서비스 수지의 적자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여행수지는 8억8천만 달러, 운송수지는 1억6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건설수지는 6억9천만 달러 흑자를 냈지만 흑자 규모는 작년 12월(13억4천만 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식재산권사용료는 작년 12월 2억2천만 달러 적자에서 올해 1월 2천만 달러 흑자로 바뀌었다.

지난 1월 급료·임금과 배당, 이자 등 투자소득을 포함하는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지급의 감소 등으로 12억5천만 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의 국내 송금 등 대가 없이 주고받는 거래 차액을 가리키는 이전소득수지는 4억 달러 적자가 났다.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부채)은 64억8천만 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억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4억7천억 달러 늘었다.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에서 순자산은 46억5천만 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증권투자는 1억3천만 달러 늘었지만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45억3천만 달러 감소했다.

증권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작년 6월(-7천700만 달러) 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올해 초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의 증권투자가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당시 6개월(6∼11월)보다 길다.

신병곤 부장은 외국인의 증권투자 감소에 대해 “세계 경기가 부진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파생금융상품은 12억1천만 달러 유출초(자본이 나간 것)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 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3억8천만 달러 증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