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의 적 설탕 잡자’ 공감대 확산

‘비만의 적 설탕 잡자’ 공감대 확산

입력 2016-03-20 10:26
수정 2016-03-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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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의 사회적 비용 2013년 6조7천억원…8년만에 2배이상 증가

비만은 대사증후군 등 질병을 일으키고 사망률을 높여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야기한다. ‘당’은 이런 비만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정부가 국민의 당 섭취량을 줄이겠다며 칼을 빼 든 이유다.

20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당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문가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당은 신체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세포의 주된 에너지원이고, 뇌 기능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하다.

하지만 과다하게 섭취하면 비만 위험을 키운다. 특히 우유, 과일 등에 포함된 ‘천연당’이 아닌, 아이스크림, 과자, 초콜릿 등에 포함된 ‘첨가당’은 비만을 직접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비만은 천문학적인 사회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이 비용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비만이 유발한 사회적인 비용은 6조7천695억원(2013년)에 달했다. 비만이 원인인 질병의 치료비, 여기에 따른 노동력 손실 등을 금액으로 환산한 결과다.

2005년의 약 3조원과 비교하면 8년 만에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의 증가 속도로는 흡연(1.62배), 음주(1.56배) 등 다른 건강위험 요인을 훨씬 능가한다.

비용이 급증하는 것은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비만 환자 유병률은 1998년 26%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4년에는 31.5%에 달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소비자들은 당에 너무 쉽게 노출된다는 지적이다.

나트륨, 지방은 제품 포장지에 함량을 표기하는 등 구체적으로 섭취를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당은 아직 이런 정책이 도입되지 않았고, 국민 사이에 공감대도 이뤄지지 않았다.

대중매체는 설탕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보다 단맛의 쾌감을 더 강조하는 추세다.

별다른 자각 없이 가공식품을 먹다 보면 일일 당류 섭취 권장량을 넘기기 일쑤다.

가령 극장에서 대용량 단맛 팝콘과 음료 두 잔을 성인 두 명이 나눠 먹으면 한 사람이 섭취하는 당류가 최대 65.8g에 이른다.

우리 국민은 이런 식으로 하루 60g 정도, 1년에 약 20~30㎏의 당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당류를 하루 섭취 열량의 10% 미만으로 제한하라고 권고한다. 하루 2천000kcal를 섭취한다면 당류를 50g 미만으로 섭취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설탕세 도입 계획을 내놓은 영국은 이 비율이 20% 이상으로, 하루 평균 75.6~113.4g의 당을 섭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아직 10%를 넘지는 않는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점차 섭취량이 증가하고 있어 당 섭취가 국민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보고 국가 차원의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의학적인 입장에서 보면 설탕을 포함한 당류를 제한하는 대책을 도입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다만 설탕세와 같은 강제적·경제적인 대책보다는 비만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 철저한 예방 대책을 강구하는 편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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