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난민’ 경기도로…제주 순유입은 사상 최고
올 1월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결혼을 미루거나 독신으로 남는 미혼 남녀가 늘어나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가 증가해서다.
결혼 적령기 인구가 줄어든 영향이 가장 크지만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청년 취업난으로 젊은층이 결혼과 출산에 부담을 느끼는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1월 인구동향’을 보면 올 1월 혼인 건수는 2만 3900건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5.8% 감소했다.
1월 기준으로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0년 이래로 역대 최저치다.
혼인 건수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혼인 연령대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인식이 줄어든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에코 세대(1979∼1992년생)’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은 49.8%에 불과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에선 그 비율이 66.2%에 달했다.
만혼이 확산하는 영향도 있다. 초혼연령은 2014년 남자 32.4세, 여자 29.8세로 조사됐다. 2005년과 비교해 남자는 1.5세, 여자는 2.1세 상승했다.
결혼이 줄면서 출생아 수도 1월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월 출생아 수는 5.7% 감소한 3만 9500명이었다.
이혼 건수는 830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8% 줄었고 사망자 수는 0.4% 줄어든 2만 4700명이었다.
한편 전세난을 피해 서울을 떠나 경기로 가는 사람들의 행진은 지속됐다.
통계청이 이날 함께 발표한 ‘2월 국내인구이동’ 동향을 보면 지난달 경기도의 순유입(전입-전출) 인구는 9794명으로 조사됐다.
경기의 순유입 인구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경기는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 연속으로 순유입 인구 1위를 지켜오고 있다.
이는 치솟는 서울의 집값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덜한 경기도로 집을 옮기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 다음으로는 세종이 4506명, 제주가 1738명이 순유입돼 그 뒤를 이었다. 제주의 순유입 인구는 197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유출(전출-전입)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로 8211명이었다. 지난달 이사한 사람은 70만 9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6.9% 늘었다. 이사 인구로 따지면 지난해 3월 77만 1000명을 기록한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달 이사 인구가 늘어난 것은 통상 방학, 입학, 졸업 등을 틈타 2월에 이사를 하는 사례가 많은데다 전월세 거래도 늘었기 때문이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이동률은 1.39%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0.09%포인트 높아졌다.
이동자 중에서 시도 안에서 이사한 사람은 62.6%였고 시도 밖으로 이동한 사람은 37.4%를 차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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