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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바닥 통과중?…엇갈리는 지표에 개선 장담은 이른듯

경기 바닥 통과중?…엇갈리는 지표에 개선 장담은 이른듯

입력 2016-03-31 10:35
업데이트 2016-03-3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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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각종 경제지표 중 일부가 개선세를 나타낸 반면 전체적인 경기 부진 흐름은 아직 이어지는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공업 부문 호조로 산업생산이 반등했지만, 연초부터 소비와 투자 감소 폭이 커지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세가 일부 감지된다면서도 개선 흐름이 이어질지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 생산 큰 폭 늘었지만…소비·투자둔화 여전

2월 들어 일부 경제 지표에 개선세가 감지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경기 둔화 가능성을 나타내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연초 ‘소비절벽’ 우려가 제기된 이후 올해 들어 2개월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투자 부진은 심화하고 있다.

31일 발표된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2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8% 증가했다.

작년 10월(-0.8%)과 11월(-0.5%) 연속 감소했던 전체 산업생산은 12월 1.5% 반등했지만 올 1월 감소세(-1.5%)로 바뀐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산업생산이 반등한 데에는 광공업 생산이 2009년 9월(3.7%) 이후 6년 5개월 만에 최대폭인 3.3%나 증가한 영향이 컸다.

갤럭시 S7, LG G5 등 휴대전화 신제품이 출시되고 반도체 수출 물량이 늘어난데 힘입어 모처럼 좋은 수치를 보였다.

생산 호조에 일시적 요인이 있었던 반면 나머지 부문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8% 줄며 1월(-1.3%)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개별소비세가 재인하된 승용차 등 내구재(3.6%)가 늘어난 반면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4%)와 의복 등 준내구재(-2.1%)가 줄어든 영향이다.

정부는 올해 1,2월 수치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 수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양호한 흐름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반면 투자는 위축되는 흐름이 보다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설비투자(-6.8%)는 연초 두 달 연속 줄었는데, 지난달 감소 폭은 2014년 8월(-7.3%)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 부진·회복 갈림길…정부 “3월 지표 개선 전망”

2월 경기지표는 부진과 회복의 갈림길에 서 있는 한국 경제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경기가 개선되는 조짐이 일부 있으나 회복세로 돌아설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경기가 연초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한다.

수출의 경우 감소 폭이 1월 18.9%, 2월 12.2%, 3월 1∼29일 8.1%로 점차 줄었다.

그러나 수출은 15개월 연속 최장 기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승용차 판매도 회복세다.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개별소비세 인하가 끝난 1월에 4.5% 줄었으나 재인하가 결정되면서 2월 9.0% 증가했다.

3월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17% 증가했을 것으로 기재부는 추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달 들어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고 소비자심리도 4개월 만에 개선된 것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윤인대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3월에는 수출이 개선되고 경제 심리가 호전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확대될 것”이라며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본격화하고 신형 휴대전화가 판매되면 소비·투자지표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수출이 계속해서 감소세를 이어가면 경기에 탄력이 붙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바일 신제품 출시와 정책 효과 등 작년 말 회복세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지만 정책 효과와 저유가 효과가 줄어들면 앞으로는 생산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회복세 지속할지 두고 봐야”

전문가들은 2월 산업 생산이 개선됐지만 앞으로 회복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여러 부양책 효과, 개소세 인하 효과가 연초 줄어드는 점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선방했다는 느낌이 든다”면서도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됐다기보다는 정책효과가 떨어지면서 완만하게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생산에 대해서는 “모바일 신제품 출시도 있었고 정책 효과 때문에 작년 말에 좋았던 힘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정책효과, 저유가 효과 등이 줄어들면서 생산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월 수치가 좋지 못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는 국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월 수치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 기저효과로 2월 수치가 좋아진 것”이라며 “회복세가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때 옷 소비를 하다 보니 지금은 준내구재 소매판매가 마이너스”라며 “승용차 소매판매가 증가한 것도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인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미약하게나마 작년 정책 효과가 있지만 그 효과가 사라지면 각종 지표가 꺼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제기됐다.

이준협 연구위원은 “작년 3분기 경기가 좋았고 4분기에도 약하지만 경기가 좋았다고 볼 수 있으나 올해 1, 2월을 통틀어서 보면 여전히 추경 절벽, 소비 절벽의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경기 사이클이라기보다는 구조적 문제”라며 “정부가 경기를 단기적으로 끌어올리려고 하기보다는 장기대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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