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허가나 사전협의 없었다”
‘경영권 분쟁’ 신동빈 유리할 듯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SDJ 코퍼레이션 등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이날 오후 퇴원해 자신의 집무실 겸 거주 공간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갔다.
신 총괄회장은 서울가정법원의 성년후견인(법정대리인) 지정 여부를 따지기 위해 약 2주간 입원해 정신 건강에 대한 검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SDJ 코퍼레이션 측은 “신 총괄회장의 강력한 거부 의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의료진과의 협의를 거쳐 퇴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원 측은 “신 총괄회장이 무단으로 퇴원한 사실을 확인했고 법원의 허가나 사전 협의는 없었다”면서 “추후 사건 진행은 심문기일을 열어 양측과 절차를 의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 감정이 무산되면서 지난해 7월 말부터 1년 가까이 이어져 온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신 총괄회장이 정신 감정을 완강하게 거부하면서 신 전 부회장 측의 ‘신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없어 신 전 부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주장을 입증할 근거를 확보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신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어 합리적인 판단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은 주변인의 진술과 그동안의 의료기록 등을 토대로 신 총괄회장에 대한 후견인 지정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을 지정하게 되면 다음달 열릴 예정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이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6-05-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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