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아들 집 마련해 주려고 부모는 저축한다”

“결혼할 아들 집 마련해 주려고 부모는 저축한다”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16-08-10 14:34
업데이트 2016-08-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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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개발은행 ‘결혼 전 성비가 가계저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결혼 연령 이전의 성비가 높으면 우리나라 가계의 저축률이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혼할 아들의 집 장만 등에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가계의 소비를 늘리려면 신혼집 마련 등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0일 ‘결혼 전의 성비가 아시아 두 국가에서 가계 저축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과 인도 두 나라의 성비와 가계 저축률의 1975년부터 2010년까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한국은 신랑이 신혼집 마련의 부담을 지면서 결혼 관련 비용 부담이 불균형이라는 점에서, 인도는 신부가 결혼지참금을 가지고 간다는 점에서 비교 대상으로 꼽혔다.

성비는 여자 100명당 남자의 숫자를 뜻한다. 즉 성비가 105라면 여자 100명당 남자가 105명이라는 의미이다. 생물학적으로 정상적인 성비는 105~106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15~24세의 성비는 1975년 104.5에서 부터 2010년 112.7까지 올랐다. 가계의 저축률은 변동폭이 심하지만 2003년 바닥을 찍은 뒤 오르는 추세다. 이는 한국의 집값이 오르던 시기와 일치한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의 결혼 전 성비와 저축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성비가 저축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발견했다. 결혼 전 여자 100명당 결혼 전 남성의 숫자가 많을수록 가계의 저축률이 올라갔다는 뜻이다. 인도의 경우 성비가 높을수록 저축률이 내려가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지참금을 가져가는 여성 100명당 남성의 숫자가 많을수록 지참금이 적어도 되기 때문에 저축률이 내려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앞서 2013년에 실행된 중국에 대한 연구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비가 올라갈수록 여성의 복지는 늘어나고 남성의 복지는 줄어들며 전체 사회의 복지 또한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결혼 관습이 중국과 비슷한 한국에서 사회는 물론 여성의 복지는 성비가 균형을 이룰 때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불균형적인 결혼 관련 비용의 전통을 고치기 어렵지만 이를 폐지하는 것이 부모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 가계 저축률의 왜곡을 제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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