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승부수’ 띄운 JY 삼성 1등 신화 2막 연다

‘바이오 승부수’ 띄운 JY 삼성 1등 신화 2막 연다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6-09-22 22:48
업데이트 2016-09-2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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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의 반도체·휴대전화 이어 공식등판 앞두고 분위기 띄우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바이오에서 승부수를 던진다. 이건희 회장의 반도체, 휴대전화 1등 신화를 바이오에서 이어 가겠다는 포부다. 삼성그룹도 이 부회장의 의중을 읽고 바이오 사업 띄우기에 나섰다. 지난 20일 그룹 사내방송을 통해 ‘미래의 길, 바이오에 묻다’ 2부작 중 1회를 내보냈다. 오는 27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과를 세세히 소개한다. 삼성은 “매일 오전 사내방송에서 계열사 소식을 전한다”면서 “이번 시리즈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선을 긋지만, 다음달 이 부회장의 공식 ‘등판’(등기이사 선임)과 11월로 예정된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그룹이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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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내에서는 기회만 되면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 계열사로 옮기겠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소속 부서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거나 규모가 축소될 수 있는 반면 바이오 계열사는 미래가 밝아 보여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22일 “바이오 사업을 키우겠다는 그룹 경영진의 의지가 분명하고, 성장 잠재력도 커 보이자 직원들이 먼저 (옮기겠다고) 손을 드는 분위기”라면서 “실제 파견 또는 차출됐던 직원들이 원부서로 복귀하지 않고 바이오 계열사 쪽에 자리를 알아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삼성이 바이오 사업에 본격 뛰어들기로 한 것은 2010년 5월이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으로 주요 계열사 사장들을 모아 놓고 미래 신수종 사업을 논의했다. 그 결과 바이오를 비롯한 다섯 가지 사업을 키우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부회장(당시 부사장)도 참석했다.

6년이 지난 지금 5대 신수종 사업 중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가 바이오산업이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부친의 뜻을 잇기 위해서라도 바이오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일단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3공장까지 착공하면서 규모를 키우는 데는 성공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연구개발 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관절염 치료제 등 일부 제품 개발을 마치고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글로벌 바이오 업체와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위탁생산에서는 론자(스위스), 베링거잉겔하임(독일) 등 선두 업체들이 버티고 서 있다. 2000년대 후반 삼성보다 앞서 위탁생산에 나섰던 셀트리온도 이들 업체의 견제에 못 견뎌 바이오시밀러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품질 등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글로벌 업체들에 비해 삼성이 규모(36만ℓ)에서 앞선다 해도 물량을 따내는 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바이오젠과 기술 및 지분 문제로 얽혀 있다. 삼성 입장에서는 2014년 별도로 세운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체인 아키젠 바이오텍이 성과를 내줘야 한다. 이 업체는 삼성의 원천 기술(세포주)을 기반으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약 250조원 규모로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리스크 또한 큰 게 사실”이라면서 “삼성의 투 트랙(생산·개발) 체제가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은 되겠지만 결국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른바 ‘돈이 되는 사업’ 하나에 역량을 모아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바이오는 개별 기업을 넘어 한국 경제의 차세대 먹거리”라면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다면 1등을 못 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6-09-2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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