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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퀀텀닷… ‘삼성 수능’ 미래 먹거리 질문 많았다

AI·퀀텀닷… ‘삼성 수능’ 미래 먹거리 질문 많았다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6-10-16 22:40
업데이트 2016-10-16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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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LA 등 韓美 7곳서 GSAT…갤노트7 실패 관련 에둘러 질문

“알파고에 적용된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퀀텀닷(양자점)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어떻게 다른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위화도 회군 등 다음 사건의 시기를 순서대로 나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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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 되고 싶은 취준생… 응시인원 5만명 추정
삼성맨 되고 싶은 취준생… 응시인원 5만명 추정 16일 서울 강남구 단대부속고등학교에서 치러진 삼성그룹의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마친 응시생들이 고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취업 수능’으로 불리는 삼성그룹의 직무적성검사(GSAT)가 16일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5개 주요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삼성 본사 근무를 희망하는 지원자에 한해 시험이 치러졌다.

직무적성검사는 서류 전형인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한 지원자들의 ‘2차 관문’이다. 시험은 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 직무상식 등 총 5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140분 동안 160개 문항(5지 선다형)에 답하는 구조다. 하반기 대졸 신입 공채에 나선 19개 삼성 계열사 중 제일기획은 광고 기획사답게 주관식 문제를 출제했다. 지원자의 표현력, 창의력 등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소프트웨어(SW) 직군은 직무적성검사 대신 3시간에 걸쳐 SW 역량 테스트를 봤다. 고사장에서 PC를 사용해 실제 프로그램을 코딩하는 방식이다. 삼성이 정확한 인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5만명가량이 시험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서류 전형 없이 치러진 SSAT에서는 이보다 두 배 많은 10만명이 응시했다.

직무적성검사의 특징은 질문에 삼성 사업부서의 고민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언어논리 영역에서 출제된 실패학 관련 문제가 대표적이다. 삼성은 미국 미시간주에 있는 실패한 발명품(냄새 없는 담배, 투명한 무색 콜라 등)을 전시하는 ‘실패 박물관’을 언급하면서 실패의 효과를 물었다. 사실상 갤럭시노트7의 실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지난 3월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이후 급부상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듯 상반기에 이어 이번에도 ‘딥러닝’(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과정)에 대해 물어봤다. 각 계열사에서 신기술로 밀고 있는 퀀텀닷, 바이오시밀러, 증강현실(AR), 생체인식, 핀테크, 5세대(5G) 통신 등에 대한 질문도 빼놓지 않았다. 또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살펴본 뒤 모바일에서 쇼핑하는 ‘모루밍(morooming)족’ 등 신조어를 묻거나 ‘역사적 사건을 순서대로 나열하라’는 단순 역사 문제도 출제됐다. 서울 강남구 단대부속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본 한국외대 4학년 김모(25)씨는 “직무상식은 삼성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문제였다”면서 “당락은 상식보다 추리와 시각적 사고 영역에서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직무적성검사 합격자를 대상으로 이달 하순부터 다음달까지 세 차례에 걸친 면접을 본다. 면접은 임원 면접, 직무역량 면접, 창의성 면접 등으로 각 30분씩 진행된다. 임원 면접에서는 지원자들이 서류 전형 때 기술한 내용을 기반으로 질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왜 이 사건을 최근 사회 이슈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성장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과 인물을 꼽은 배경은 무엇인지 등이다. 창의성 면접은 지원자가 제시된 과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발표하면 면접 위원이 추가 질문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물 샐 틈 없는 논리 전개가 핵심이다. 면접을 통과하더라도 마지막 전형인 건강검진에 합격해야 ‘삼성맨’이 될 수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6-10-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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