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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정유년’ 금융권 CEO 화두는…“위기관리·디지털”

‘위기의 정유년’ 금융권 CEO 화두는…“위기관리·디지털”

입력 2017-01-02 11:39
업데이트 2017-01-0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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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도 강화…올해 가계부채, 기업구조조정 등 난관 산적

작년부터 지속한 정국불안,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기업구조조정, 1천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내우와 외환이 동시에 찾아오는 격랑 속에서 금융권 수장들은 올해 어떤 비책을 가지고 경영에 나서게 될까.

국내 금융계를 대표하는 금융권 수장들은 새해 신년사 등을 통해 디지털 금융과 자산 서비스의 강화와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올해의 경영화두로 내세웠다.

신년사에는 얇은 얼음을 밟듯 몹시 위험한 상황을 의미하는 여리박빙(如履薄氷), 다시 거문고 줄을 고쳐 매야 한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 등 위기와 이에 대한 극복을 의미하는 사자성어가 포함됐다.

◇ “핀테크 경쟁에서 앞서야 살아남는다”

올해 금융권의 성패는 디지털금융 분야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금융권 수장들은 내다봤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면서 영업점 중심의 업무도 모바일 등 디지털 분야로 대이동 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권 수장들은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 새로운 고객 서비스 등 다양한 디지털 금융을 선보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리딩 금융’인 신한금융지주를 이끄는 한동우 회장은 디지털 금융을 올해 경영의 화두로 내세웠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는 금융회사나 금융인이 있는 곳에만 금융이 있고 고객은 알아서 찾아온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앞으로는 비금융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의 디지털 생활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해 하나멤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하나금융도 ‘디지털 퍼스트’를 내세웠다. 하나멤버스는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거래 실적에 따라 포인트인 ‘하나머니’를 적립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핀테크의 무한 경쟁은 이제 본격화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손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디지털 금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했다.

그는 “중단 없는 혁신을 통해 미래금융을 선도해야 한다. 생각의 틀을 과감히 바꾸자”며 “데이터 분석, 로보어드바이저, 생체인증 등 금융과 기술이 융합된 핀테크 영역에는 인력을 늘리고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농협금융 김용환 회장도 디지털금융단과 은행에 디지털뱅킹 본부를 신설하는 등 디지털 금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고,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계좌이동제 시행으로 주거래 은행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만큼 모바일금융인 위비플랫폼을 통해 고객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자산관리로 신성장동력…가계부채는 예의주시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으로 KB증권을 출범시킨 KB금융은 은행과 보험 증권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특히 고객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 분야에 대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지주와 은행, 증권의 3사(社) 겸직을 시작하는 자산관리와 기업투자금융 부문은 긴밀한 협업체계를 갖추고 KB만의 시너지 창출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WM, CIB 사업모델을 넘어 고객 정보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그룹 차원의 고객 정보 분석을 통해서 보다 고도화되고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디지털, 글로벌, 자산운용 등 협업 확대가 필요한 영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농협금융도 계열사 간 연계영업 강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은 농협금융은 올해 리스크 관리역량에 초점을 맞췄다. 지주 내에 산업분석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산업별 포트폴리오 관리, 조기경보 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농협금융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리스크 인프라를 구축했다.

김용환 회장은 “올해는 각종 위험요소를 사전에 찾아내고 시의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선제적 대응체계를 반드시 확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철저한 뒷문 잠그기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 불안에 대비하여 가계부채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행원들에게 주문했다.

◇ 해현경장, 만유심조…사자성어로 단합·도약 강조

금융권 수장들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사자성어를 살펴보면 대부분 현재 위기를 임직원이 힘을 모아 극복해 비상하는 기회로 삼자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김정태 회장은 신년사에서 현재의 금융권 상황을 얇은 얼음을 밟듯 몹시 위험한 상황을 의미하는 여리박빙(如履薄氷)에 빗대며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를 주문했다. 거문고 줄을 다시 맨다는 뜻으로, 기업문화와 영업방식에 있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윤종규 회장은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만유심조(萬有心造)를 내세우며 “한마음 한뜻으로 손을 잡고 힘차게 나아가자”고 말했다.

김용환 회장은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뛴다는 뜻의 연비어약(鳶飛魚躍)을 제시하며 “도약과 비상하는 농협금융이 되도록 힘차게 출발하자”고 당부했다.

이광구 행장은 이슬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는 뜻의 노적성해(露積成海)를 꼽으며 임직원들의 단합을 강조했다.

또 ‘큰바람이 불어오니 구름이 날아오른다’는 뜻의 ‘대풍기 운비양(大風起 雲飛揚)’을 거론하며 민영화 첫해에 도약하자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동우 회장은 신년사에서 사자성어를 제시하지는 않고 “신한의 미션이자 존재 이유인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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