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원 환율 1,000원대 회복
원/달러 환율의 급락세가 잦아들었다.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달러당 3.0원 상승한 1,123.3원으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2.2원 오른 1,122.5원으로 개장한 후 상승 폭을 확대했다. 장중 한때 1,127.9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국 금리 인상 직전인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28.7원 하락하는 급락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 쏠림이 어느 정도 진정된 셈이다.
이달 중순 이후 거침없는 원화 강세는 미국 달러화의 약세에서 비롯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융시장 예상보다 완만한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달러화가 약세 기조를 보였다.
여기에 다음 달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와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채권 투자자금 유입이 겹쳤다.
원/달러 환율 급락 흐름을 멈추게 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시행이 지연될 수 있다는 금융시장의 우려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새로운 건강보험 체계인 ‘트럼프케어’가 23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하원 표결서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는 1% 이상 하락했다.
미국 국채금리 역시 하락세를 보였고, 유로·일본 엔화·영국 파운드 등 6개 주요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화 지수는 100 이하로 떨어졌다.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졌는데도 원화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 증시가 급락하는 등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오후 3시 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1천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216억원어치를 팔았다.
전날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들어와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를 막으면서 추가 하락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 참가자들의 경계감도 생겼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원화 강세 현상에 대해 “변동성이 조금 크지만, 문제가 될 정도로 가파르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앞으로 미국 증시의 조정 강도가 원/달러 환율 변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트럼프케어가 미국 하원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예산안과 재정정책 통과도 어려울 수 있다는 시그널로 작용하며 미국 증시 추가 하락, 원/달러 환율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케어가 하원을 통과한다면 원/달러 환율은 다시 1,110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현재 100엔당 1,006.77원으로 전날 3시 30분 기준가보다 13.11원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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