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집단대출 영향”…2월 저축은행도 5천억이나 급증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에 좀처럼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의 가계대출도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불어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7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3조9천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 달 사이 2조9천308억원 늘었다.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작년 12월 3조4천149억원에서 올해 1월 691억원으로 크게 줄면서 급증세가 한풀 꺾이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2월 2조9천315억원으로 껑충 뛴 데 이어 두 달 연속 2조9억원을 넘었다.

봄 이사철을 맞아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3월 말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38조5천억원으로 2조6천억원 늘었다.

증가액이 지난 2월(2조1천억원)에 비해 약 5천억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이미 분양된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단대출이 꾸준히 취급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나머지 대출 잔액은 174조6천억원으로 한달 사이 3천억원 늘었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도 증가세가 둔화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말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탁·우체국예금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296조3천719억원으로 한달 동안 2조7천184억원 불었다.

증가액이 1월 2조3천982억원에서 확대됐다.

특히 저축은행의 증가세가 주목된다.

2월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5천41억원으로 작년 7월(5천924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간 증가액이 ‘작년 10월(2천976억원) 이후 계속 늘었다.

올해 1∼2월 증가액은 9천648억원이나 된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취약계층이 이자가 비싼 저축은행으로 많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저축은행은 다른 업권에 비해 주택담보대출이 거의 없다”며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3월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58조5천억원으로 한달 사이 2천억원 늘었다. 증가 규모가 2월 4조4천억원에서 대폭 축소됐다.

대기업 대출잔액은 158조원으로 2조4천억원 줄었지만, 중소기업대출은 600조5천억원으로 2조6천억원 늘었다.

한은은 중소기업 대출이 법인세 납부를 위한 자금수요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잔액은 265조9천억원으로 1조9천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수신 잔액은 1천464조6천억원으로 1조원 줄었다.

수시입출식 예금은 배당금 지급을 위한 기업자금 유입 등으로 6조4천억원 늘었지만, 정기예금은 2조9천억원 감소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 잔액은 486조3천억원으로 3조4천억원 축소됐다.

머니마켓펀드(MMF)가 5조2천억원, 주식형 펀드가 2조2천억원 각각 줄었고 파생상품 등 신종펀드는 5조5천억원 늘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