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법인·부가세?…증세, 한다면 무엇을 올려야 하나

소득·법인·부가세?…증세, 한다면 무엇을 올려야 하나

입력 2017-04-16 10:39
수정 2017-04-1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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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선주자들 “법인세 인상” vs 일부 전문가 “소비세·소득세 위주로”

저출산 고령화로 복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재원 마련을 위해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각 당 대선주자들이 다양한 복지 공약과 함께 증세를 고려하겠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인 만큼 차기 정권이 들어서면 세부담을 높일지, 높인다면 어느 세목 위주가 될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주요 대선주자들의 공약을 보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제외하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4명은 증세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자리, 복지, 교육, 신산업 육성, 안보 등 재원이 들어가야 할 곳은 상당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비 낮은 수준인 조세부담률을 고려할 때 증세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증세에 찬성하는 대선 후보들의 주요 타깃은 법인세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2%로 OECD 국가 평균인 22.8%와 비슷하다.

그러나 비과세·감면 등을 고려하면 실효세율은 더 낮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문재인 후보는 대기업 법인세에 대한 비과세·감면 등을 정비해 법인세 실효세율을 인상하고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소득세와 상속세도 더 걷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후에도 재원이 부족하면 현재 22%인 법인세 최고 명목세율을 이명박 정부 이전인 25% 수준으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안철수 후보 역시 법인세 명목세율 대신 실효세율 인상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다만 최근 법 개정으로 최고세율이 오른 소득세 인상 방안에는 유보적이다.

반면 유승민 후보는 현재의 ‘저부담-저복지’를 ‘중부담-중복지’로 가야 한다며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받고 법인세 명목세율도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야당과 국민을 설득해 현재 20%를 밑도는 조세부담률을 22%까지 올려야 한다며 구체적인 조세부담률 수치도 제시했다.

보수정당 대선주자인 유 후보의 경우 조세공약 면에서는 진보정당 후보인 심상정 후보와 비슷하다.

심 후보 역시 법인세 명목세율을 인상하고 소득세율을 다시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도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어떤 세목을 건드릴지는 의견이 갈린다.

수치상으로 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득세수 비중은 OECD 평균보다 낮고 법인세수 비중은 높다.

2015년 기준으로 OECD 국가들의 GDP 대비 소득세수 평균은 8.6%지만 한국은 4.4%로 절반 수준이다.

소비세수의 경우 OECD 평균은 11.2%지만 한국은 이보다 낮은 7.1%다.

반면 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은 3.2%로 비교 가능한 32개국 평균(2.9%)보다 높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법인세는 낮추되 오히려 소득세나 부가가치세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학수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치상으로 보면 조세부담률을 올릴 수 있는 여지는 소득세나 소비세 쪽에 있다”며 “법인세나 재산세는 GDP 대비 비중이 낮은 편이 아니어서 여지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득세는 최근에 최고세율을 인상했다는 점, 간접세인 부가가치세는 조세의 누진적 성격에 역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법인세율을 높인다고 기업의 투자가 위축된다는 근거가 미약하다는 점을 들어 법인세율을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으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소득자가 더 많이 내고 저소득자가 적게 내는 방향은 기본적으로 맞지만 실제 세율을 어느 정도로 매길지는 논의와 함께 연구가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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