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OECD 소비자신뢰지수, 그리스·터키 이어 꼴찌서 세 번째
최근 수출·투자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소비심리는 여전히 글로벌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국내 소비심리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은 맞지만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소비 수준은 냉랭하다는 뜻이다.
2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달 회원국들의 소비자신뢰지수(CCI)는 전달(98.81)보다 소폭 상승한 99.06이었다.
CCI는 향후 6개월 내 각국의 소비자 경기를 전망한 것으로 100 이상이면 호황, 100 이하면 침체를 뜻한다.
OECD는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지수(CSI) 등 각국에서 발표하는 소비심리 관련 지수를 보정해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CCI를 산정·발표하고 있다.
한국의 CCI는 올해 1월 98.7포인트로 바닥을 친 뒤 2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상승세에도 지난달 한국의 CCI는 지금까지 통계가 집계된 OECD 32개국 중 30위에 머물렀다.
지난달 기준으로 한국보다 CCI가 낮은 OECD 국가는 터키(96.76), 그리스(96.34) 등 2개 국가뿐이다.
OECD 평균은 100.56포인트로 한국과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이 다른 국가에 비해 CCI가 낮은 것은 지난해 말 산업 구조조정,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CCI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100.09였던 한국의 CCI는 5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 1월에는 2009년 3월(97.74)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98.70까지 주저앉았다.
지난 2월 소매판매가 넉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하고 3월 소비 속보지표도 1년 전보다 대부분 증가했지만 여기에는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에 따른 기계적 반등 영향이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18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5%포인트로 상향 조정했지만, 앞으로 소비 둔화가 성장세를 제약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개별소비세 인하 등과 같은 소비 활성화 정책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소비심리 회복의 걸림돌 중 하나로 제시됐다.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경기 불황으로 인한 소득 정체다.
지난해 가계의 월평균 명목 소득은 전년보다 0.6%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증가 폭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1천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소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진작책보다 구조적인 해법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시적인 소비 활성화 대책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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