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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식탁 덮친 ‘살충제 달걀’ 공포, 국내에서도 현실로…

유럽 식탁 덮친 ‘살충제 달걀’ 공포, 국내에서도 현실로…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7-08-15 01:12
업데이트 2017-08-15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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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살충제 달걀’이 국내 농가에서 버젓이 생산·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항생제와 농약 사용을 최소화했다는 친환경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에서 금지 살충제인 피프로닐을 사용한 것이어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가축 농가에서는 맹독성 살충제 사용이 일상화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유럽산 수입 달걀에만 신경 써 온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정작 국내산 달걀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살충제 달걀은 농식품부가 14일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잔류농약 검사를 하던 중 검출됐다. 경기 남양주 A농가에서는 피프로닐 살충제가, 광주 B농가에서는 비펜트린이 검출됐다. 두 가지 약품은 닭에 기생하는 진드기, 이 등을 잡는 데 쓰인다. 농가에서는 흔히 와구모(일본어)라고 부르는 닭 진드기는 0.7~1.0㎜ 크기로 밤에 닭에 달라붙어 1~2시간 동안 피를 빨아먹고 산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흔한 질병이다.

관계당국이 120개 농장 1400만 마리를 조사한 결과 국내 닭 진드기 발병률은 94%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산란 닭이 진드기에 시달린다는 얘기다. 진드기는 빈혈, 가려움, 불면 등을 일으키고 산란율과 달걀 품질을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농가는 진드기 제거를 위해 살충제를 사용한다. 방역당국은 가축이 없는 빈 축사에 살충제를 뿌리거나 저농도 약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농가들은 살충효과를 높이려 직접 닭 몸에 약을 뿌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살충제에 내성이 생기면 인허가받은 약 대신 맹독성 살충제도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면 닭 피부에 살충제가 스며들어 인체에 해로운 오염 달걀을 낳게 된다.

상황이 이런 데도 농식품부와 식약처 등은 국산 달걀에 대한 잔류성분 검사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럽산 살충제 달걀이 문제가 되자 수입계란에 대한 질병 검역과 안전성 검사만 실시했을 뿐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동안 무항생제 인증농가를 대상으로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해왔으며 피프로닐이 검출된 사례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낙연 총리는 이날 살충제 달걀 관련 보고를 받은 뒤 농식품부 등 관계부처에 긴급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후 8시 정부 세종청사에서 관계기관 합동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살충제 검출 농가에서 유통된 달걀의 회수 및 폐기 등 대책을 마련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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