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이유정式 대박 좇는 개미 ‘블랙홀’ 장외주식 주의보

이유정式 대박 좇는 개미 ‘블랙홀’ 장외주식 주의보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7-09-05 22:24
업데이트 2017-09-05 23:2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양도세 부과’ 공식시장 기피로 사설시장 年 6조원 규모 성장

“이유정 변호사 사례에서 보듯 정확한 정보만 가지고 있다면 장외주식에서 수익을 낼 확률은 장내보다 안정적이고 높을 수 있습니다. 장내는 심리적인 요인도 작용하지만, 장외에선 오직 회사의 가치와 전망, 기존 재무제표만으로 판단하기 때문이죠. 장외주식 관련 정보가 궁금하면 문의 주십시오.”(한 기업공개 투자담당자 블로그)
이미지 확대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자진해서 사퇴한 이 변호사가 네츄럴엔도텍 비상장주식에 투자해 거액의 매도 차익을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나 코스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인 장외주식은 상장 시 투자자들에게 ‘대박’을 안긴다.

하지만 장외주식은 투자정보가 부족하고 상장주식과 달리 거래가 자유롭지 못해 무턱대고 투자했다간 ‘쪽박’을 차기 십상이다. 장외주식을 악용한 사기나 불공정거래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협회가 운영하는 공식 장외시장인 K-OTC에선 지난달 259억원이 거래되는 등 올 들어 8월까지 1237억원어치의 장외주식이 매매됐다. 장외시장 투자자 보호를 위해 2014년 8월 개설된 K-OTC는 하루 평균 6억~10억원가량 거래가 꾸준히 이뤄진다. K-OTC는 금투협이 등록 기업의 재무제표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증권사를 통해 계약체결 및 결제가 이뤄지는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시장이다.

하지만 공식 시장에서 거래되는 장외주식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금투협은 개인 간 거래나 사설 시장에서 거래되는 장외주식 규모가 연간 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음성적인 사설 시장에선 양도소득세(대기업 20%·중소기업 10%)를 피할 수 있다는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재영 금투협 K-OTC 부장은 “사설 시장 호가는 브로커가 임의적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고 사기 피해가 빈번히 발생한다”며 “공식 시장에 대한 양도세 면제 혜택을 부여하면 지금보다 3~4배 많은 규모의 거래가 음지에서 양지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달 초 장외주식도 양도세를 내지 않게 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장외주식으로 대박을 터뜨린 사례는 투자자 사이에서 ‘전설’처럼 회자된다. 1990년대 말 장외시장에서 SK텔레콤 주식을 주당 1만원대에 매입해 상장 후 520만원에 판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로또 1등 당첨과 비슷한 확률인 만큼 현혹돼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장외주식 중 상장에 성공한 기업이 분명히 나오지만 이런 기업을 사전에 찾아내는 분석 능력을 갖추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사실상 개인투자자는 불가능한 일인 만큼 풍문에 휩쓸려 섣불리 투자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7-09-06 19면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