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찜질방이 우리집…서울 주거 취약가구 7만 돌파

‘고시원·찜질방이 우리집…서울 주거 취약가구 7만 돌파

입력 2017-09-10 10:28
수정 2017-09-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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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서 먹고 자는 자영업자도 상당수…주택 거주 가구는 줄어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가구 중 주택에서 사는 가구는 줄어든 반면 고시원·찜질방 등에서 지내거나 노숙을 하는 가구는 전국 평균 이상으로 늘었다.

이처럼 주거 환경이 취약한 가구 중에는 집을 포기하고 음식점 등 상가에서 먹고 자는 영세 자영업자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이외 거처 중 ‘기타’에 해당하는 서울 거주 가구는 7만2천140가구로 전년(6만9천870가구)보다 2천270가구(3.2%) 늘었다.

통계청은 가구의 거처를 주택과 주택 이외 거처로 분류하고 있다. 이때 주택 이외 거처는 다시 오피스텔, 호텔·여관 등 숙박업소, 기숙사 등 특수 사회시설, 판잣집·비닐하우스, 기타 등으로 나눠 집계된다.

이중 주택 이외 거처 ‘기타’는 상가·고시원·찜질방 등을 전전하거나 노숙을 하는 등 매우 불안정한 주거 환경에 놓인 가구를 뜻한다.

지난해 서울의 주택 이외 거처 ‘기타’ 가구 증가율은 전국 평균(3.0%)을 웃도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전체 일반 가구가 전년보다 200여 가구(0.01%) 소폭 늘어난 점에 비춰보면 주거 취약가구의 증가 폭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전체 서울 일반 가구 수 증가에도 주택에 거주하는 가구는 359만265가구에서 357만5천219가구로 0.4% 줄어들었다.

전체 일반 가구 중 주택 이외 거처 ‘기타’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자치구는 중구(4.4%)였으며 금천구(4.3%), 종로구(3.9%) 등 순이었다.

주택 이외 거처 ‘기타’ 가구의 전년 대비 증감률은 자치구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관악구는 4천909가구에서 7천379가구로 50.3%나 늘어나 가장 증가 폭이 컸고 성북구(49.4%), 강남구(41.3%)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동작구(-39.0%), 노원구(-35.3%), 광진구(-20.4%) 등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이외 거처 중 판잣집·비닐하우스 거주 가구는 1천976가구로 재개발 등 영향으로 전년(2천279가구)보다 13.3% 감소했다.

판잣집·비닐하우스는 대부분 자치구에서 줄어들었지만 송파구는 43가구에서 186가구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서울 주거 환경이 열악해진 것은 집값·전셋값 상승 영향으로 주택 거주 비율이 높은 3∼4인 가구를 중심으로 서울을 빠져나가고 주택 이외 거주가 많은 1인 가구 전입이 늘어난 점과 관련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주택 이외 거처 ‘기타’는 15∼19세(35.7%), 20∼24세(16.7%), 60∼64세(11.4%) 등 1인 가구가 많은 젊은 층과 노인 인구를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경기 침체로 집을 포기한 채 음식점 등 영업장에서 먹고 자는 영세 자영업자가 늘어난 점도 주택 이외 거처 ‘기타’ 가구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택 이외 거처 중 ‘기타’ 통계를 세부적으로 분류할 수는 없지만, 상당수가 상가 등에서 사는 자영업자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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