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채용에 전문가 대거 지원…“자소서 꼼꼼하게 읽고 심사”
수백 명 안팎을 뽑는 주요 시중은행의 하반기 공채에 대부분 2만 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금융 공기업의 경우 필기시험일이 겹쳐 지원자 분산 효과가 일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중은행 전형 일정은 겹치지 않다 보니 다수의 중복 지원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4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0일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500명(경력사원 포함) 모집에 약 2만명이 지원서를 제출했다.
지난 22일 원서 접수를 마감한 우리은행의 채용 규모는 400명(인턴 별도)으로 2만5천명 정도가 지원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은행은 18일 원서 접수를 마감했으나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었다”며 지원자 수를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신한은행 채용에 2만여명이 지원한 점을 고려하면 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과 엇비슷한 수의 지원자가 몰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KEB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아직 지원서를 접수 중이다.
접수를 마감한 시중은행의 입사 경쟁률은 낮게는 40대 1에서 높게는 약 62.5대 1 정도로 계산되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난 경쟁률은 별 의미가 없다.
같은 은행이라도 모집 부문별로 선발 인원이 다르고 지원자 수도 다르므로 전체 지원자 수를 토대로 계산한 경쟁률과 실질 경쟁률은 다르다는 것이다.
올해 은행들은 정보기술(IT),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등 저마다 중요 분야를 특화해서 전형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관련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이들이 다수 지원했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은 디지털 부문 지원자가 예상보다 많자 채용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100명 확대했다. 이에 따라 이공계 지원자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체 지원자의 3분의 1이 이공계 전공자”라고 전했다.
주요은행 인사 담당자는 서류 전형에서 학점이나 어학 성적 등 이른바 ‘스펙’이 통과 여부를 좌우하지 않으며 ‘전산 프로그램을 활용해 계량화된 심사를 한다’는 설은 오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은 인적사항을 가린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약 30명의 심사위원이 자신이 현재 종사하는 부문의 지원자를 선발한다. 서류 심사에서는 채용 인원의 약 10배수를 골라낸다.
오택 국민은행 인력지원부 팀장은 “지원자 한 명 한 명의 인생이 달린 일이니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보도록 심사위원에게 당부한다”며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쓴 지원자나 주제에 맞는 이야기를 쓴 지원자가 주로 선발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분야는 러시아·인도네시아·스페인어 등 어학특기자를 우대하지만, 그 외에는 기본적으로 자격증과 어학 성적을 기재하면 안 되고 평가에서도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서류 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하는 인·적성 검사에 관해서는 “기본적인 소양을 갖췄는지를 보는 정도로 당락의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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