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 “작은뼈 나올 때마다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세월호 가족 “작은뼈 나올 때마다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1-23 22:25
수정 2017-11-23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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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 가족 “김현태 부본부장에게 부탁한 적 있어”

‘세월호 유골 발견 은폐’ 논란과 관련해 지난 9월 장례를 치른 단원고 조은화·허다윤 양의 가족들이 “작은 뼈가 한 조각씩 나올 때마다 알리지 말아 달라고 김현태 부본부장에게 부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와 은화양 어머니 이금희씨는 23일 각각 연합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두 사람의 발언은 김현태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이 이들 가족의 부탁을 고려해 유골 발견 사실을 즉각 보고하지 않았다는 추론이 가능한 증언이다.

박은미씨는 “예전에 다른 미수습자의 손목뼈가 나온 뒤 추가로 뼈 몇 조각이 더 나왔었는데, 그때처럼 자꾸 중계방송하는 식으로 알리지 말고 조용히 가족들이 수습할 수 있게 해달라고 김 부본부장에게 부탁한 적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다윤이 경우도 큰 뼈들이 발견된 뒤 작은 뼈들이 하나씩 추가로 수습됐다”며 “아직 뼈를 한 조각도 찾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들도 있는데 그분들의 아픔도 있고 우리도 속상하니 뼈가 한 조각 나올 때마다 알리지 말고 모아서 DNA가 확인되면 그때 발표해도 되지 않느냐고 부탁했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사실 4층 객실에서 나온 거면 다윤이 뼈 중에 빠진 부분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면서 “그 때문에 17일 나온 뼈에 대해 말을 안 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금희씨도 “걱정하는 마음에 (박은미씨와 함께) 은화나 다윤이 것일 가능성 높은 뼈가 추가로 발견되면 DNA 확인을 통해 누구의 뼈인지 확인하고 그때 발표해 달라고 김 부본부장에게 부탁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추가로 발견한 뼈가 다른 미수습자의 것이면 가장 좋겠지만,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당시에 발표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이씨는 “해수부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 발표하고, DNA 검사 결과도 다 밝혔으면 좋겠다”면서 “필요하다면 이런 내용을 발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이날 직접 ‘세월호 유골 발견 은폐’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20일 이철조 현장본부장에게 17일 조그마한 뼛조각이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으며 은화나 다윤이의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21일 은화·다윤이 엄마에게만 이를 통지한 것은 뼈가 두 사람의 것이라는 예단이 크게 작용한 거 같다”고도 했다.

이 본부장과 김 부본부장은 20일 김 장관에게 유골 수습 사실을 처음 보고한 뒤 21일 해수부 차관과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 은화·다윤 어머니에게만 이를 따로 알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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