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매출 조작해 남는 돈 ‘꿀꺽’…교묘한 탈세 수법

해외매출 조작해 남는 돈 ‘꿀꺽’…교묘한 탈세 수법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5-02 14:52
업데이트 2018-05-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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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불량’ 허위 불만 근거로 매출 누락해 탈세…국세청 사례 공개

A 기업은 해외 현지법인 B 기업과 수출 계약을 체결한 뒤 정상적으로 제품을 공급했다. 하지만 B 법인이 ‘제품 불량’을 이유로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하면서 매출액 상당 부분이 감액되고 말았다.
거래 과정에서 종종 있을법한 일이지만 국세청 조사 결과 탈세를 노린 ‘허위’ 거래로 밝혀졌다.

제품에 큰 문제가 없지만 매출액을 낮추려고 거짓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A 법인 사주는 이와같은 허위 클레임으로 감액된 매출액 수백억 원을 빼돌려 해외에 숨겼다가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은 A 법인 사주를 상대로 세금 수백억 원을 추징하고 조세 포탈 혐의로 고발했다.

2일 국세청이 공개한 역외 탈세 사례를 보면 해외 현지법인이나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재산을 빼돌리거나 소득을 누락한 경우가 대다수다.

해운회사를 운영하던 C 씨는 사업 소득을 국외에서 받아 해외신탁과 부동산 등에 재산을 은닉해왔다.

이후 C 씨가 사망한 뒤 상속세를 신고하면서 해외에 숨겨온 재산을 모두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인 D 씨는 미국에서 투자회사를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소득을 국내에 신고하지 않고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BVI)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에 숨겼다.

이 페이퍼컴퍼니가 내국법인에 투자해 수익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D 씨는 마치 외국인이 투자한 것처럼 위장해 소득세 수십억 원을 내지 않았다.

E 법인은 해외현지법인에서 제품을 수입하면서 수입단가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해외에 재산을 은닉했다가 수십억 원 세금을 추징당했다.

사주의 아들이 설립한 BVI의 페이퍼컴퍼니로 받지도 않은 컨설팅을 대가로 수수료를 보내는 방식으로 자금을 유출하다 걸린 사례도 있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탈세 제보, 해외금융계좌 신고포상금 제도 등 국민이 참여하는 탈세 감시 체계를 통해 정보를 수집해 해외에 소득·재산을 은닉하는 행위를 근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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