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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1만원 시대, 3월엔 더 뛰어요

배달비 1만원 시대, 3월엔 더 뛰어요

명희진 기자
명희진, 나상현 기자
입력 2022-02-08 00:45
업데이트 2022-02-0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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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할인 프로모션 잇단 종료
건당 수수료 1000→4500원 폭등
플랫폼 “배달 수요 늘어 불가피”
부담 커진 점주들은 배달팁 올려

배민 1의 프로모션이 종료되면 주문금액 1만 2000원 단건 배달시 고객은 배달플 랫폼에 최대 기본 배달팁 3900원, 점주는 수수료 1800과 배달료900원 등 총 2700원을 배달앱에 내게 된다. 프로모션 종료로 사실상 10% 가격을 인상한 셈이다. 고객 배달팁은 날씨, 거리 등 할증 요건에 따라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 금액은 배달대행사에 내게된다.
배민 1의 프로모션이 종료되면 주문금액 1만 2000원 단건 배달시 고객은 배달플 랫폼에 최대 기본 배달팁 3900원, 점주는 수수료 1800과 배달료900원 등 총 2700원을 배달앱에 내게 된다. 프로모션 종료로 사실상 10% 가격을 인상한 셈이다. 고객 배달팁은 날씨, 거리 등 할증 요건에 따라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 금액은 배달대행사에 내게된다.
“3만원 매출에 배달 플랫폼 수수료, 카드 수수료, 배달 요금, 기타 부가세 등을 빼니 2만 4000원 정도 입금됐네요. 주문하신 분은 배달 팁까지 3만 4000원을 결제했을 텐데 배달 애플리케이션(앱)과 배달 기사가 이 중 1만원을 가져가네요.”

서울 영등포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지난 2월 초 배달앱(쿠팡이츠)의 프로모션 할인이 종료되면서 고객이 지불하는 배달 팁을 1000원에서 4000원으로 변경했다. 배달비는 음식점과 고객이 나눠 부담하는데 그동안 배달앱은 건당 주문 중개수수료 1000원에 배달비 5000원을 더해 6000원에 고정 프로모션을 진행해 왔다.
서울 일대 일부 한식집이 설정해 놓은 배달팁 구간이 7000원에서 9500원까지 1만원에 육박한 모습. 소비자가 내는 배달팁은 업주가 직접 설정하게 돼 있다. 배달 앱 화면 캡처
서울 일대 일부 한식집이 설정해 놓은 배달팁 구간이 7000원에서 9500원까지 1만원에 육박한 모습. 소비자가 내는 배달팁은 업주가 직접 설정하게 돼 있다.
배달 앱 화면 캡처
배달앱 업체는 프로모션을 종료하면서 건당 1000원이던 수수료를 서비스 유형별로 7.8~15%가량으로 조정했다. 매출 3만원을 기준으로 점주가 배달앱 플랫폼에 내야 하는 중개수수료가 기존 1000원에서 최대 4500원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A씨는 “수수료가 치솟으면서 배달 팁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 팁은 배달 대행업체에 돌아간다.

7일 업계 등에 따르면 배달 대행업체들이 수수료를 500~1000원가량 인상하면서 지난해 평균 3300원이던 수도권 기본 배달 대행료는 5000원 수준까지 올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악천후나 배달이 몰리는 시간, 배달 거리 등에 따라 할증이 적용돼 7000원에서 최대 9500원 등 1만원까지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연초부터 맞닥뜨린 ‘배달비 평균 5000원 시대’도 적응이 안 되는데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플랫폼 업체가 최근 수수료 할인 프로모션 종료에 나서면서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배달 팁은 3월 이후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할인 프로모션 등으로 고객을 모으고 나서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요금을 올리는 플랫폼 업체의 ‘나쁜 공식’을 배달 플랫폼이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자영업자들은 배달앱 수수료가 오르고 대행업체에 내야 하는 가맹비도 늘어 부담이 커졌다고 하소연한다. 노원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B씨는 “1만원어치를 팔아 배달 대행료로 50%를 내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면서 “배달료는 갈수록 오르는데 마진은 계속 줄어 남는 게 없고 인상분을 음식값에 반영하자니 매출이 줄어들 게 눈에 보인다”며 배달비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가가 비교적 낮은 카페 업종 등은 배달비나 수수료 부담 때문에 배달앱 입점을 아예 포기하는 점주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배달 플랫폼 업체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배달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통합 배달보다 단건 배달을 선호하는 데다 코로나19 시국에서 배달 수요 자체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배달원 숫자가 크게 부족해졌다”면서 “배달대행업체들이 배달원을 확보하고자 경쟁적으로 배달비를 높이고, 그 부담을 가맹점주와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 치솟는 배달비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22일부터 프로모션을 종료하는 배민의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도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폭증하고 각종 보험료가 인상되는 등 배달원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고 그동안의 인상분을 플랫폼이 감당해 온 만큼 요금 ‘인상’이 아닌 ‘정상화’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치솟는 배달비를 해결하고자 정부가 꺼내 든 ‘배달비 공시제’ 카드에도 회의적인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배달앱별로 배달비를 비교할 수 있는 데다 배달 지역, 시간대, 날씨 등 조건 따라 배달 수수료 차이가 크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면서 “근본적인 문제인 배달기사 부족 문제를 해결해 수요와 공급 간 미스매치를 해결하고 수수료 체계 구조를 단순화, 투명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명희진 기자
나상현 기자
2022-02-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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