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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신 몸’ 제주흑우 이색 추석 선물로 어떻소?

‘귀하신 몸’ 제주흑우 이색 추석 선물로 어떻소?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22-09-08 15:57
업데이트 2022-09-0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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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추석선물 제주 흑우 완판
담백하면서도 감칠맛 뛰어나 인기

“등에 찍힌 일련번호로 아빠 소가 누구, 엄마 소가 누구인지 다 알 수 있어요. 혈통이 훼손될 우려를 줄이는 거죠.”

약 5000평 규모의 푸른 목초밭 위를 여덟아홉 마리의 제주 흑우가 여유를 부리고 있다. 육지의 칡소나 등, 귀, 입 주변에 황색이 묻은 검은 소와 달리 온통 검은 빛깔이다. 우상원 제주축산진흥원 흑우연구팀장은 인공수정으로 어렵게 송아지를 밴 귀한 암소들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도외 반출도 엄격히 제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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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축산진흥원 내 제주 흑우의 모습. 제주 흑우는 혈통 보존을 위해 인공 수정으로만 개체 번식을 한다.
제주축산진흥원 내 제주 흑우의 모습. 제주 흑우는 혈통 보존을 위해 인공 수정으로만 개체 번식을 한다.
고려시대부터 임금에게 진상될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아 온 제주흑우가 증식 연구를 통해 명절 인기 선물로 등극했다. 7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번 한정판 추석 선물로 준비한 ‘조선호텔 흑한우 세트’ 1070개가 모두 완판 됐다. 한때 멸종위기를 맞기도 한 천연기념물 제주 흑우는 어떻게 명절 밥상에까지 오르게 됐을까.

제주 흑우는 역사가 길다. 세종실록에는 ‘제주 흑우는 고기 맛이 우수하여 고려시대 이래 삼명일(임금생일·동지·정원 초하루)에 진상품, 나라 제사를 지내는 제향품으로 공출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다.

제주 흑우가 멸종되다시피 한 것은 1970년대 질보다 고기 양을 위주로 한 육량 정책 등이 추진되면서 덩치가 큰 품종의 인기가 많아지면서다. 흑우는 다른 한우 품종보다 20%가량 몸집이 작다. 지금도 10개월은 더 키워야 한우와 몸집이 비슷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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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추석 선물로 선보인 ‘조선호텔 흑한우 세트’. 이마트는 2020년부터 제주 서귀포시 축협과 협업해 제주 흑우를 명절 선물세트로 상품화해 국산 종자의 상품을 개발·보급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가 추석 선물로 선보인 ‘조선호텔 흑한우 세트’. 이마트는 2020년부터 제주 서귀포시 축협과 협업해 제주 흑우를 명절 선물세트로 상품화해 국산 종자의 상품을 개발·보급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제주흑우는 1993년부터 회생의 길을 걸었다. 토종 품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농촌 진흥청은 제주흑우의 영구적인 보존을 위해 증식 연구를 시작했고 제주흑우는 2013년 7월 천연기념물 제546호로도 지정됐다.

제주축산진흥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제주흑우는 58개 농가에서 총 1190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2006년 378마리에 불과했던 개체 수에 비하면 큰 폭의 증가지만 최근 늘어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린다는 게 진흥원과 서귀포시축산농협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제주 흑우의 인기 비결은 희귀성과 맛으로 꼽힌다. 특히 맛은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제주흑우와 한우를 블라인드 테스트한 결과 향미(풍미)와 연도(연한 정도), 다즙성(육즙) 등 모든 부분에서 제주흑우가 한우보다 맛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흑우는 소고기의 맛을 좌우하는 올레인산 함량이 49.6%로 한우(43.8%)보다 높다. 이는 일본의 흑소인 화우(와규·50.2%)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종모우. 자손생산을 위해 정액을 이용해 인공수정에 사용되는 수소를 말한다.
종모우. 자손생산을 위해 정액을 이용해 인공수정에 사용되는 수소를 말한다.
제주 명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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