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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폭우에 태풍까지…무서운 자연재해에 떠오르는 ‘풍수해보험’

[보따리]폭우에 태풍까지…무서운 자연재해에 떠오르는 ‘풍수해보험’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22-09-23 17:35
업데이트 2022-09-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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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회 :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늘지만, 여전히 저조한 가입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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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6일 오전 6시께 덕동댐 북쪽 둑 일부가 터지면서 경주시 암곡동 왕산마을이 침수됐다. 비가 멈주자 2층 주택과 지붕 등에서 피신해있던 마을 주민들은 오전 8시 30분께 집으로 복귀했다. 마을은 넘어진 전봇대와 침수된 차량 등이 뒤엉켜 쑥대밭이 됐다. 전기와 통신이 끊기고 차량 15대 정도가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등 피해가 속출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다. 2022.8.6. 뉴시스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6일 오전 6시께 덕동댐 북쪽 둑 일부가 터지면서 경주시 암곡동 왕산마을이 침수됐다. 비가 멈주자 2층 주택과 지붕 등에서 피신해있던 마을 주민들은 오전 8시 30분께 집으로 복귀했다. 마을은 넘어진 전봇대와 침수된 차량 등이 뒤엉켜 쑥대밭이 됐다. 전기와 통신이 끊기고 차량 15대 정도가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등 피해가 속출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다. 2022.8.6. 뉴시스
우리가 낸 보험료가 줄줄 새고 있습니다. 보험금을 눈먼 돈으로 여기고 사건을 조작하거나 사고를 과장해 타내려 하는 일이 흔합니다. 때론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남의 목숨까지 해치는 끔찍한 일도 벌어지죠. 한편으로는 약관이나 구조가 너무 복잡해 보험료만 잔뜩 내고는 정작 필요할 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들도 벌어집니다. 든든과 만만, 그리고 막막의 사이를 오가는 ‘보험에 따라오는 이야기들’을 보따리가 하나씩 풀어드리겠습니다.
망가진 집기 쌓인 시장 골목
망가진 집기 쌓인 시장 골목 지난달 9일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의 길목에 상인들이 꺼내 놓은 망가진 집기와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다. 동작구 등 서울 남부지역은 전날 기록적인 폭우가 집중돼 다수의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오장환 기자
지난달 수도권 집중 폭우, 이달 경북 경주와 포항 등을 할퀴고 지나간 제11호 태풍 ‘힌남노’까지.

기후변화로 태풍이나 폭우 등 자연재해의 위험이 더 커지고 있지만, 이에 대비할 수 있는 풍수해보험은 여전히 저조한 가입률을 보이고 있다. 풍수해보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많고, 딱히 수익을 내기 어려운 풍수해보험을 보험사들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아서다.

풍수해보험은 예기치 못한 태풍, 호우, 홍수, 강풍, 풍랑, 해일, 대설, 지진 등 풍수해로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는 것에 대비한 보험이다. 행정안전부가 관장하고 민간보험사가 운영하는 정책보험으로, 보험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 일부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조한다. 정부가 보험료의 70~92%를 지원하고, 가입자는 보험료의 8~30%는 부담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로 자연재해에 대처할 수 있다는 얘기다.

80㎡ 규모의 단독주택을 예를 들면, 연간 총 보험료가 5만 3200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정부가 3만 7200원을 지원해주고, 가입자는 1만 6000원 정도를 낸다. 재해가 발생하면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피해 규모에 따라 1800만~7200만원 정도다. 풍수해보험 가입 대상 시설물은 주택(동산 포함), 온실(비닐하우스 포함), 소상공인의 상가와 공장이다. 보험 가입기간은 1년이고, 지자체 민원실내 보험창구로 직접 방문하거나 보험사와 지자체 해당 부서로 전화하면 안내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개별가입도 가능하고, 지자체가 단체보험 계약자가 되고 피보험자는 주민이 되는 단체가입 방식도 있다.
9일 폭우로 침수 등의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한복판에 상인들이 가게를 정리하며 생긴 쓰레기가 쌓여 있다. 2022.8.9 연합뉴스
9일 폭우로 침수 등의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한복판에 상인들이 가게를 정리하며 생긴 쓰레기가 쌓여 있다. 2022.8.9 연합뉴스
실제로 2020년 태풍 ‘하이선’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A씨는 상가 침수 피해로 보험금 1361만원을 받아 피해 복구에 쓸 수 있었다. 당시 A씨가 부담했던 연간 보험료는 4만 9400원 정도였다. 같은 해 태풍 ‘마이삭’으로 비닐하우스가 통째로 날아간 B씨도 보험금 5342만원을 받아 피해 복구에 사용했다. A씨가 당시 냈던 연간 보험료는 52만 9900원 수준이었다.

이처럼 풍수해보험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로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지만, 가입률은 여전히 저조하다. 행정안전부가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7.1%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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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호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에 큰 피해가 난 가운데 13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한 식당 건물이 심하게 부서져 있다. 2022.9.13  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에 큰 피해가 난 가운데 13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한 식당 건물이 심하게 부서져 있다. 2022.9.13
연합뉴스
풍수해보험은 DB손해보험·현대해상·삼성화재·KB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한화생명보험 등 6곳의 보험사에서 판매하고 있다. 풍수해보험은 손해율이 높고 태풍 등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보험사들이 적극적인 가입 독려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최승재 의원은 “정부는 물론 정책보험을 관장하는 보험사들도 조금 더 적극적인 홍보와 전향적인 태도로 보험 가입을 독려해 풍수해로 고통받는 소상공인들을 줄이는 데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인기·민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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