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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경상수지 14년 만에 적자… 정부 “괜찮다”가 걱정되는 이유

8월 경상수지 14년 만에 적자… 정부 “괜찮다”가 걱정되는 이유

송수연 기자
송수연 기자
입력 2022-10-09 21:30
업데이트 2022-10-10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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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일시적인 현상일 뿐” 낙관
유가·반도체 경기 등 악재 산적해
“한국 기초체력 약해졌나”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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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8월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7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 5000만 달러 적자다. 부산 연합뉴스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8월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7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 5000만 달러 적자다.
부산 연합뉴스
지난 8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하면서 한국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낙관론을 펼치고 있지만 유가 상승, 반도체 경기 악화 등 앞으로도 경상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불확실성 요인들이 산적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8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8월 한국의 경상수지는 30억 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3개월 연속 흑자였던 경상수지는 올해 4월 8000만 달러 적자를 냈고, 3개월간 흑자를 냈으나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4월은 통상 배당금 등 계절적 이유로 적자를 내는 경우가 많지만 8월 기준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8월 이후 14년 만이다.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늘며 경상수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의 적자폭이 44억 5000만 달러로 지난 7월(-14억 3000만 달러)의 3배 이상 불어난 것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경상수지는 흑자라 위기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번엔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섰는데 한국은행은 “일시적 현상”이라면서 선을 그었다. 9월 들어 무역적자가 크게 축소된 만큼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고 올해 연간으로는 흑자 기조를 유지해 ‘쌍둥이 적자’(재정수지와 경상수지 모두 적자)의 수렁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상수지 적자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9일 “연간으로는 경상수지 흑자 가능성이 크다고 하더라도 흑자 규모가 줄어들고 경상수지가 축소된 상황이 오래갈 수 있다”면서 “당장 위기를 가져올 정도는 아니지만 대외적으로 불확실성 요인이 많아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해지는 것은 아닌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움직임에 경상수지가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데,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원유 감산 합의 등으로 유가가 다시 급등할 경우 경상수지가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반도체 경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대중국 수출 부진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송수연 기자
2022-10-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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